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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화, 왕의 기생들 1 ㅣ 기화, 왕의 기생들 1
정연주 지음 / 들녘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기화, 왕의 기생들. 인터넷 서점 'e-연재'에서 연재를 시작하여 누적 조회수 약28만 건의 기록을 세운 이야기이다. 연재당시에는 미처 보지 못한 이야기이지만 이렇게 책으로 출간되어 만났다.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을 끌어들인 뭔가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궁금하여 더 읽고 싶었던 책인지도 모른다.
이름도 나이도 알수 없는 부엌데기. 잿투성이 신데렐라처럼 구박만 받던 아이가 윤재민의 눈에 띄어 '가란'이라는 이름을 얻는다. 밥할매를 도와 부엌일을 하기 전에는 거리를 떠돌며 밥을 얻어먹던 거지에 불과했던 한 아이가 자신의 숨은 빛깔을 알아봐주는 사람을 만났다. 숨은 보석을 발견해 낸 사람이 윤재민이라면 그 보석을 예쁘게 다듬어 준 이는 밥할매이다. 가란의 스승이기 전에 엄마이자 가장 친한 친구이다.
늘 가란을 구박만 하고 기생이 되는것을 달가워하지 않던 밥할매. 예전 친구와의 우정을 위해 옥패를 대신해 목패를 집었던 은월이라는 인물이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위한 것일까. 아니면 가란의 숨길수 없는 재능을 위해서일까. 죽는 순간까지 가란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는 인물이다.
관에 소속되어 있는 관기가 아닌 궁에 가게 될 궁기. 그 궁기를 뽑을 채홍준사라는 직책을 맡게 된 윤재민. 젊고 영준한 청년으로 문무를 겸비하고 나이 스물이 되기 전에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에 오른 인물이다. 자신의 마음 속에 자라나고 있는 감정으로 혼한스러운 인물이다. 끝까지 가란을 지켜주려한다. 지나치게 바르고, 청렴하며, 세속의 때가 덜 묻은 그의 인간성은 누구도 따라올수 없다. 하지만 그로 인해 자신의 마음만 괴로울 뿐이다. 사랑하는 여인을 뒤에서 지켜볼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연위기방을 이끄는 큰어머니 단양. 궁기가 될거라는 윤재민의 말도 자신에게 보이지 않던 애정을 가란에게 보이는 밥할매도 이해할수 없다. 단지 연위기방의 부엌데기인 한 아이가 옥패를 받을수 있다는 것을 믿을수가 없다. 하지만 이제 단양의 눈에도 가란의 빛이 보인다. 이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가란이 최고가 될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흥미롭게 흘러가는 이야기뿐만 아니라 개성있는 인물들을 만나는 재미가 크다. 가란, 윤재민, 밥할매, 단양 외에도 가란의 삶에 있어 중요한 인물인 왕 이훈뿐만 아니라 대왕대비 권인교, 가란과 구급궁기로 들어온 비밀스러운 기생 자월 등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튀지않고 조용히 살고 싶지만 세상은 가란을 그렇게 두지 않는다. 밥할매의 마지막 부탁을 위해서라도 가란이 다치지 않고 상처받지 않도록 지켜주고 깊은 윤재문. 가란에게 궁기는 최상의 보호막이자 울타리가 되어주리라 믿었던 윤재민. 하지만 점점 높은 곳에 올라가고 자신이 아닌 누군가가 가란의 그윽함을 깨닫게 되는 것이 두렵기만 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누구의 눈에도 뜨이지 않게 하게. 도드라져서는 안 돼. 권력도, 욕심도, 사심도 결국 사람의 것. 모두의 관심을 가질 만한 사람에게 그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네. 그러니 사람들 틈에 섞여 보이지 않는 것이 제일이라네. 관심도 가질 수 없을만큼 희미하게 있어야지." - 본문 280쪽
"눈에 뜨일 이는, 눈에 뜨이는 법입니다." - 본문 288쪽
1권에서는 부엌데기였던 한 아이가 채홍준사의 눈에 띄여 밥할매와 단양의 도움으로 최고의 기생이 받는 옥패를 받으며 궁에 들어가게 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우리들은 1권에서 폭풍전야를 느낄수 있다. 그렇기에 더욱 2권이 보고 싶어진다. 과연 이훈과 가란의 관계는 어떻게 되며 그것을 지켜보아야만 하는 윤재문의 마음을 어떠할까. 또한 이훈의 세력을 저지하는 이들은 가란을 어떻게 할지 궁금한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런 점들 때문에 인터넷서점 연재당시 많은 사람들이 보았는지도 모른다. 2권에서는 가란이 자신에게 닥친 위기상황들을 어떻게 대처해나갈지 정말 궁금하다.
궁기란 왕의 곁에 설 수 있는 유일한 천민이다. 그렇다고 존경을 받는 것도 아니었다. 어차피 천민이다. - 본문 20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