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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지평선 ㅣ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3
제임스 힐튼 지음, 이경식 옮김 / 문예출판사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다른 사람들의 권유로 책을 접하는 것이 아직은 조심스럽다. 그리 많은 책을 접하지도 않았고 특별히 좋아하는 장르나 작가가 있지 않아서인지 아직은 여러 장르의 책과 작가의 작품을 읽으려한다. 그럼에도 개인적인 성향이 있어서인지 읽다보면 특별히 관심이 가는 이야기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하여도 나와 맞지(?) 않는 책이라면 나에게는 그만큼 느낌이 많이 와닿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다른이의 추천을 받아 읽기 시작했다. 작가나 작품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어서 처음 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는 것이 그리 많지 않아 어려운 책을 접할때는 나만이 느끼는 답답함이 있다. 혹여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 답답함을 마주할까 조금의 두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낯선 나라의 수도에 모인 세 사람. 소설을 쓰는 리더퍼드와 대사관의 서기였던 와일랜드와 나. 그리 따분하지 않은 저녁시간을 보내고 있는 세 사람 앞에 우연히 나타난 인물. 샌더즈라는 이름을 가진 조종사는 일년 전 쯤인 1931년 5월 일어난 비행기 사고를 이야기한다. 이 사고를 이야기하며 의문의 인물인 '콘웨이'를 언급한다. 이들과 인연이 있는 콘웨이. 다들 입을 모아 콘웨이는 매력적인 인물이라고 칭찬을 한다. 그는 어떤 인물이고 그 비행기사고는 무엇이였을까. 콘웨이와 함께 탑승한 사람들이 사라진 국경 지대는 산악지대여서 추락의 흔적을 찾을수도 없고 몸값을 목적으로 승객을 산속으로 납치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말한다. 다소 난해한 내용처럼 느껴지는 이야기가 프롤로그에 나온 이야기들이다. 아직은 바로 앞도 볼수 없는 안개가 자욱한 거리를 걷고 있는 느낌이다. 프롤로그만으로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도통 감을 잡을수 없지만 읽어갈수록 안개가 걷히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한다.
찬더포르의 회교 군주가 제공해준 소형 여객기에 탑승하게 된 네 사람. 동방 전도회의 로베타 브린클로 여사, 미국 시민인 헨리 D.바너드, 영국 영사인 휴 콘웨어, 부영사 찰스 멜린슨 대위. 네 사람은 알수 없는 비행기 사고로 광막하기 짝이 없고 인간이 살지 않는 티베트 고원에 오게 된다. 바람만이 휘몰아치는 이 곳에 버려졌다는 느낌을 받은 이 사람들에게 샹그리라의 사원에서 온 장(長)노인이 나타난다. 도무지 나이를 판별하기 힘들고 특징없는 얼굴을 가졌지만 알수 없는 매력과 향기를 풍기는 사람이다.
의문의 사고로 이 곳에 왔다고 생각했지만 영국 정부의 비행기에 타고 있던 네 사람은 납치된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콘웨이. 뜻밖의 사실을 알게된 콘웨이는 앞으로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 미묘한 기운이 흐르는 샹그리아. 이 낯선곳에서의 사람들의 반응도 각기 다르다. 신경질적인 맬린슨, 쾌활함을 잃지 않는 바너드. 이곳에서까지 선교활동을 하려는 브린클로의 씩씩한 의지. 신문도 없고 영화관도 없어 적적할것 같은 이 곳에서 적응해 나가는 사람들. 하지만 누군가는 떠나려 한다.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다시 나가려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그 곳에서 다른 세계를 경험하며 살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다만 어려운 일은 우리가 직면한 문제가 누가 이렇게 하고 싶다거나 또는 저렇게 하고 싶다라는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어떻게 견디어내느냐가 문제란 말일세. - 본문 118쪽
의도하지 않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세계가 아닌 색다른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 사람들. 우리들이라면 어떤 행동을 할까. 그 곳에서의 즐거움을 찾아갈 것인지 아니면 내가 살고 있는 곳으로 돌아오려 할지는 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누구의 생각이 옳고 누구처럼 살아야한다는 것은 없다. 그 곳이 어디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내가 아닐까. 어디에 있든 내가 나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