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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쟁이 김 선비 옛 그림에 쏙 빠졌네! - 김홍도의 풍속화로 보는 조선 시대 생활 이야기 ㅣ 궁금쟁이 김 선비
박승주 지음, 백명식 그림 / 개암나무 / 2013년 12월
평점 :
안타깝게도 우리들이 처음 접하는 동화들은 외국 작가들의 작품이고 그림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런 그림에 익숙해져서인지 오히려 우리 그림에 대해 알지못하고 그 그림의 아름다움을 잘 알지 못하는 아이들. 물론 그건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다. 잘못이라고 표현하기는 그렇지만 어찌되었든 우리들이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질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지 못했다.

"엄마, 무슨 그림들이 이렇게 흐리멍덩해……. 재미없어." - 작가의 말 중에서
서양화에 길들여진 아이들의 눈에는 우리 그림은 심심하고 재미없게 느껴질 것이다. 강렬한 색상으로 우리의 눈을 사로잡는 것도 아니기에 그냥 한번 쳐다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처음 볼때와 한번 더 볼때가 다르고 여유를 가지고 바라보는 우리의 그림을 아이들은 기다리지 못한다.
표지를 보면 '김홍도의 풍속화로 보는 조선시대 생활 이야기'라는 문구가 보일 것이다. 이 문구만으로 이 책이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 짐작을 할수 있을 것이다. 우리와 동떨어진 그림이 아니라 김홍도의 그림속에는 그 시대의 사람들의 삶이 담겨 있다. 옛그림들이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은 오래되고 유명한 사람의 그림이라서가 아니라 그 안에 담겨진 이야기 때문일 것이다. 그림안에는 작가의 마음도 담겨있지만 그들이 살고 있는 곳이 녹아들어가기 마련이다. 우리들은 그 그림 안에서 조선시대의 모습을 발견할수 있는 것이다.

옛날 어느 고을에 과거를 보려고 열심히 공부하는 김선비가 있었다. 김선비는 궁금한 것은 도통 참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 때문인지 시험에도 몇번 떨어졌다. 이번에는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기필코 붙겠다고 다짐하는 김선비. 과거를 보러가며 한눈을 팔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지만 그 버릇이 어디로 갈까.

자신이 어렸을때 글공부하던 서당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흥겨운 가락소리를 듣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보며 고누판을 기웃거린다. 이렇게 궁금쟁이 김선비가 가는 곳마다 작은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그 이야기와 함께 김홍도의 그림을 만날수 있다. 책에서는 <서당>, <무동(춤추는 아이)>, <대장간>, <고누놀이>, <노중상봉(길에서 마주치다)> 등 많은 작품들을 만날수 있다. 그림 안에도 분명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그 이야기를 풀어놓는다면 그림에 대한 설명이라고 생각할수 있겠지만 이렇게 김선비를 따라 흘러가는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그림과 만나게 된다.
김홍도의 작품은 교과서뿐만 아니라 많은 곳에서 봐왔던 그림이라 낯설지는 않다. 그림에 대한 대충의 내용은 알고 있지만 이렇게 이야기와 함게 풀어가니 이해하기 어렵지않다. 그림의 해석이 아니라 그 안에 담겨있는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