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커스 소녀 생각하는 숲 14
잭 샌닥 글, 모리스 샌닥 그림, 홍연미 옮김 / 시공주니어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이 커가면서 그림책과는 멀어질거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가들이 생기니 나이와는 상관없이 그림책을 만나게 된다. 큰 아이는 모리스 샌닥의 책들을 정말 좋아한다. 지금도 가끔 한가득 그림책들을 꺼내 보는 아이. 다른 책들을 볼때보다 그림책을 볼때 가장 즐거워하는 아이. 아이 핑계를 댔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도 그림책이다. 대부분의 유아, 아동도서는 대상연령이 구분되어 있다. 그림책 같은 경우는 유아나 초등 저학년이 대상이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림책만큼은 대상연령이 없다는 생각이다. 그래서인지 항상 좋은 그림책이 나올때마다 서점으로 가게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잭 샌닥, 모리스 샌닥 형제의 작품이다.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샌닥형제의 작품이라고 한다. 1957년에 초판이 발행되었다고 하니 거의 60년이 지난 작품인 것이다. 이제는 두 사람의 작품을 만날수 없기에 이 책을 만나는 느낌이 남다르다.

 
 

표지를 보니 줄에 앉아있는 소녀와 사자가 보인다. 지금은 서커스를 만나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다. 우리나라뿐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서커스단이 있지만 큰 공연장에서 힘들게 보는 일밖에 없다. 하지만 내가 어렸을때만해도 동네 넓은 공터에 천막을 치고 작은 서커스단의 공연을 보았다. 무슨 용도였는지 잘 생각나지 않지만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을 만들고 봄, 가을에는 천막을 치고 서커스단 같은 공연을 볼수 있었다. 그때 생각나는 것들은 마술, 외발 자전거, 공중그네 같은 것들이다. 아마 지금 그 공연을 만난다면 그 소박함에 그리 놀라지는 않겠지만 우리들이 어렸을때의 서커스는 꿈 이상인 것이였다. 일년에 한두번 볼까말까한 그 공연을 손꼽아 기다리고 위를 쳐다보느라 목이 아프지만 공중을 날아다는 사람들을 보며 놀라움의 탄성을 지르곤 했다. 아마 서커스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꿈과 환상의 나라 이상이지 않을까한다.

 

 

우리들이 서커스를 하는 그들의 삶이 궁금하고 그 안은 우리들과 다르다는 생각을 하듯이 서커스단 소녀도 바깥 세상과 그 세상속의 사람들의 궁금하다. 꿈처럼 신비롭고 행복한 서커스 나라에서 지금까지 쭉 살아온 플로라. 서커스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자신들을 보러 오지 않을때는 무엇을 하는지 궁금하다. 관객들이 공연이 끝나고 돌아갈때는 보랏빛 연기구름이 되어 사라진다고 생각하는 플로라. 예쁜 공중 곡예사 아가씨는 온몸에 거미줄을 칭칭감고 있다가 서커스를 보려 올때만 거미줄에서 풀려나는 것이라고 말을 한다. 이렇게 자세히 알지 못하고 서로 들은 얘기만 하니 플로라는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어한다. 자신이 꿈 속에서 본 모습이 진짜인지 꼭 확인하고 싶은 플로라는 바깥 세상의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여 결국 서커스 천막을 나와  마을로 향한다.

 

"난 정말 행복해. 지금부터 바깥세상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알아볼수 있을테니까." -  책 본문 중에서

 

 

 

플로라가 마을로 가서 보게 된 것들은 무엇일까? 자신의 생각처럼 보랏빛 연기구름이 되어 사라진 것일까 아니면 예쁜 공중 곡예사의 말처럼 거미줄을 칭칭감고 있는 것일까.

 

 

누구나 내가 살고 있지 않은 다른 곳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다. 나만의 생각으로 그곳을 그려보고 또 다른 환상을 가지거나 그 모습을 왜곡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살고있는 행복한 서커스 나라의 생활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바깥세상에 의문을 가지고 그 궁금증을 스스로 해결해 보려는 용기있는 소녀 플로라.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그 두려움을 이겨내고 자신이 직접 확인해 나간다. 아마 샌닥의 그림책들을 좋아하는 분들은 그림이 주는 매력뿐만 아니라 이렇게 이야기가 주는 힘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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