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빠와 함께 읽는 나쁜 동화책 - 사회적으로 올바른, 그러나 묘사와 전개가 어설픈 이야기
정한영 지음 / 토담미디어(빵봉투)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얼마전 한권의 책을 놓고 사람들의 논쟁이 있었습니다.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 이 책은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알고있는 아기 되재 삼형제 이야기를 늑대의 입장에서 바라본 이야기입니다. 그 책을 읽은 아이들은 동화속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지만 어른들은 각자의 생각이 많이 달랐습니다. 늑대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은 좋지만 잘못된 일을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를 놓고 합리화시키는 것이 아니냐라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그 책을 읽고나면 잘못했어도 반성하기 보다는 자신의 일을 합리화하며 반성할줄 모르는게 아니냐라는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솔직히 다른분들처럼 일일이 분석하며 읽을수 있는 능력이 없어서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동화를 다르게 해석하는 이야기이구나라며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세상에 나쁜 책은 없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분명 나와 맞지 않는 책들은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책, 좋은 이야기라 할지라도 나와 맞지않다면 나에게는 좋은 책이 아닐수도 있는 것입니다. 아직 저는 다른분들처럼 해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아직도 찾으려 노력하고 있는 중이기에 이 책을 만나는 것도 어쩌면 버거운 일인지도 모릅니다.
아빠와 함께 읽는 나쁜 동화책이지만 아빠가 읽어야하는 나쁜 동화책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기존에 만났던 동화들을 정말 많이 다르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기존의 이야기와 다르게 바라보는 힘을 기르기 위해 처음 읽히는 동화가 '개미와 베짱이'나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입니다. 우리 어렸을적에는 열심히 일하는 개미가 칭찬을 받고 느리지만 묵묵히 경기에 임하는 거북이가 대우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요즘 성공하려면 베짱이가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얼마전 한 예능프로그램에서도 개미로 살아야하는지 베짱이로 살아야하는지 대해 이야기를 한것을 보았습니다. 확실히 예전과 달리 베짱이로 살아야 행복해 질수 있다는 말을 합니다. 또한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는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라 말합니다. 기본적인 조건이 다른 두 동물이 경쟁을 한다는 것 자체가 거북이한테 불리한 것이라 말합니다. 그런 불리함 속에서 거북이가 이길수 있는 비법은 무엇이였을까요.
이 시합의 결과를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것처럼 토끼가 거북이를 조롱하고 깔보는 바람에 경주에 패한 것이 아니라 거북이의 청탁을 받은 주변 동물들이 레이스를 방해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 본문 139쪽~140쪽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들이 옳다 그르다를 따지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있는그대로 이야기를 받아들이기보다는 조금은 비틀어보고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가 보기에도 조금은 난처한 상황이나 표현들이 있기에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무조건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주입식으로 개미의 부지런함을 배우고 거북이의 끈기를 배우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제는 그런식으로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예전 상황과 달리 현재는 분명 다릅니다. 그렇기에 같은 이야기이지만 지금의 우리들이 지금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입니다.
정말 엉뚱한 발상들이 웃음을 짓게 합니다. 처음에 아빠만 읽어야하는 나쁜 동화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이제서야 왜 아빠와 함께 읽어야하는 책인지 알겠습니다. 처음의 놀라움이 이제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할수 있다는 생각으로 변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