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파리에 간다면 - 혼자 조용히, 그녀의 여행법
모모미 지음 / 이봄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누구나 한번쯤은 세계 여행을 꿈꾼다. 세계 여행은 아니더라도 가고 싶은 나라고 있고 그 곳에서 하고 싶은 일들도 많을 것이다. 나또한 가고 싶은 나라가 많다. 학창시절 꿈이 뭐냐고 물었을때 세상 곳곳을 다니며 카메라에 담고 싶다는 말을 했다. 아직 그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아직도 포기(?)하지 않은 꿈이자 나의 소망이다. 아직까지 가본 나라는 한 손안에 꼽히지만 언젠가는 손으로 셀수 없는 많은 곳을 가보고 싶다.

 

처음 세계 여행이라는 꿈을 꾼 것은 '로마의 휴일'이라는 영화를 통해서이다. 이야기보다는 오드리 헵번이 이탈리아의 곳곳을 다니며 보여주는 소소한 일상의 모습들이 마음을 사로잡았다.오드리 헵번처럼 예쁘게 먹을 자신은 없지만 나도 그곳에서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먹겠다는 유치한 생각으로 나의 세계여행 꿈은 시작되었다.

 
 

남들은 여행지에 가서 건축물이나 문화재 등을 보고 싶어하지만 나는 영화나 드라마, 책속에서 만난 장소들속에서 그곳에 사는 사람들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일들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마음이 있어서인지 이 책을 만나는 즐거움이 크다. 내가 프랑스에 간다면 하고 싶은 일들이 정말 많았다. 저자가 말하는 파리에서 하고 싶은 것 40가지 중에는 내가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이 있는 반면 나도 가면 꼭 하고마리라 생각한 것들도 있다.

 

 

현재 서교동에서 작은 책방 '유어마인드(YOUR MIND)'를 운영하면서 고양이 세 마리와 살고있다고 한다. 서교동이나 홍대카페를 자주 가는데 왜 그곳을 못봤을까. 이 책을 통해 좋은 곳을 알았으니 유어마인드도 살며시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번에는 우리들에게 파리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지만 조만간 우리나라의 사계절 풍경과 이야기를 찾을 계획이라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또 하나의 책을 기다리며 본격적으로 파리로 떠나보려 한다.

 

"유럽에는 다른 도시도 많잖아. 왜 또 파리야?"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여행이란 '어떻게 시작됐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 오래된 연애'같다는 생각을 했다. 왜 파리인지 설명하긴 어렵지만, 여기저기 가보는 것보다 한 도시를 자주 보고 겪으며 익숙해지고, 떠나면 그립고 계속 만나고 싶은 마음만은 선명한 그런 것 말이다. - 시작하며 중에서

 

 

우리들은 여행을 할때 다른 사람들이 가본 곳이나 많이 알려진 장소를 가려한다. 유명한 장소에서 사진을 남기는 것이 여행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남들이 가보지 못한 곳이나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바쁘게 쫓기듯이 여행을 하는것이 아니라 현지 사람들의 삶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여행이다. 많은 여행을 가본것은 아니지만 빠듯한 일정에 유명한 장소에서 바삐 사진 몇장 찍고 오는 경우가 많다. 그 곳을 눈과 사진으로 남기는 경우는 많지만 마음속에 담고 오지않아 시간이 지나면 그때의 기분이 어떠했는지 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책은 여행의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여행이라 아니라 그들의 삶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일들이 있기에 오랜 시간이 지나도 남아있고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지 모른다. 파리에서 프라이팬 사기, 영화 <사랑해, 파리>에 등장한 몽수리 공원 찾아가기, 바티뇰 묘지에서 앙드레 브르통과 인사 나누기, 마음 맞는 사람들과 소풍 가기, 헌책시장에서 새로운 책 고르기 등 보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들의 삶속으로 들어가는 여행이 된다.

 

여행에선 늘 새롭고 즐거운 일만 일어나는 건 아니기 때문에 때로 특별하지 않은 일로 특별한 시간을 만들 필요가 있다. - 본문 202쪽

 

 

우리는 바쁜 일상을 뒤로하고 조금은 편안한 마음의 휴식을 위해 여행을 한다. 다른 곳도 아닌 다른나라를 여행할때는 휴식보다는 늘 시간에 쫓기듯 남들보다 많은 곳을 가고 많은 것을 봐야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남들이 좋다는곳은 나도 가봐야하고 사진을 남겨야한다는 생각으로 마음속에 그곳을 담기보다는 카메라를 먼저 들기 마련이다. 물론 찾아간 장소의 사진이 있으면 나중에 추억을 떠올릴때 도움을 받을수도 있지만 항상 마음속에 남는 그런 추억을 만들기는 힘들지 않을까한다. 가끔은 시간의 압박감과 에펠탑이나 개선문은 못봤지만 그들처럼 노천카페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고 한가로이 공원을 거니는 그런 여행을 꿈꿔본다. 언젠가 꼭 가리라 생각한 파리. 그곳에 대한 나의 꿈을 더 구체적으로 안겨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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