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척 - 제3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20
최서경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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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청소년 소설들은 청소년 시기를 보낸 어른들이 쓰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 시절을 보냈기에 누구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어른이라는 이름을 가지는 순간 그 시절을 보냈음에도 그때의 '나'이기보다는 어른의 눈으로 보는 그 시절의 내 모습이다. 학창 시절  마주하던 크고 작은 문제들. 물론 지나고 나니 그 문제들은 앞으로 살아가는데 있어서 마주하는 문제들에 비하면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그 시절의 내가 느끼는 아픔의 크기는 어느 무엇과도 비교할수 없을것이다. 그 아이들을 이해하는 것은 지나고나니 그건 아무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 시절 내가 느낀 감정이기에 그 아이들의 마음을 있는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것이다. 하지만 힘들다. 조언과 격려라는 포장을 하며 우리들은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못보고 상처를 주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국문학과 재학생이라고 한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책을 고등학교 2학년때 썼다고 한다. 야자를 하고 집에 돌아와 썼다는 이 작품은 고등학생의 눈으로 바라본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라 우리들에게 더 현실성있게 다가온다. 누군가에게 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이 겪고 있는 문제, 친구들이 아파하는 아픔들을 누구보다 잘알고 있다. 그렇기에 책속의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현실과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피어싱 중독자이며 소문난 문제아인 박수현. 아빠가 일찍 돌아가시고 간호사인 엄마와 함께 살고 있다. 

전교1등 윤희선. 부모님과 학교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기대는 희선이가 날아가는데 도움을 주기 보다는 날지 못하는 방해가 되고 있다.

소문난 왕따 강진희. 가정폭력으로 인해 늘 어두운 그림자를 달고 다니는 아이. 그림에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으며 그림을 그릴때만 자유로울수 있는 아이이다.

 

어울릴것 같지 않은 이 친구들은 단짝 친구이다. 친구를 사귀는데 있어 조건이 있을까? 듣기 좋은 표현은 아니지만 우리들은 끼리끼리 논다고 말을 한다. 보통 공부 잘하는 아이끼리. 공부 못하고 노는 아이끼리 놀게 마련이다. 서로의 관심사도 다르고 바라보는 것도 다른 아이들끼리 친해지기는 힘들다. 우리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이들은 도저히 어울릴수없는 조화이다. 하지만 이 세친구는 여느 아이들처럼 함께 화장실을 가고 매점을 가는 사이는 아니지만 항상 힘들때면 옆에 있어주는 친구들이다. 서로 다른듯 닮은 세 명의 친구.

 

 

누구에게나 아픔은 있다. 어느 시절이나 아픔은 있다. 부정적이라서가 아니라 우리의 삶은 아픔을 동반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단지 그 아픔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우리는 행복하다, 불행하다 느끼는 것은 아닐런지. 나에게 처한 현실을 그 어떤 것으로도 바꿀수 없을때도 있다. 그렇기에 우리들은 더더욱 그런 현실을 지혜롭게 헤쳐나가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열아홉이다. 젊다고 하기엔 어리고, 어리다고 하기엔 나이가 너무 많다. 세상이 너무 어둡고 축축해서 살아갈 가치가 없다고 말하기엔 누려 보지 못한 세상이 너무나 넓었고, 세상이 마냥 아름답고 행복한 곳이라고 여기기엔 너무 많은 것을 알아 버린 나이였다. 누가 뭐라든 우리는 열아홉이다. 어리석은 열아홉도, 철없는 열아홉도,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수 없는 열아홉도 아닌 그냥 열아홉. - 본문 177쪽

 

 

우리들이 보기에 마냥 어리기만 한 아이들. 하지만 그들에게도 생각은 있고 그 누구보다 자신의 문제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아이들을 이해하기보다는 채찍질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보다는 우리의 잣대로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이 쓴 청소년 소설을 보며 어떤 조건이나 틀에 가두고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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