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 어느 은둔자의 고백
리즈 무어 지음,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책을 읽기 전 관심을 가지고 보는 것은 제목일 것입니다. 어느 책이든 제목을 보는 것부터 책읽기가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내용일까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하도 미리 예측해보기도 합니다. 이 책은 제목만큼이나 무게감을 주는 표지를 만납니다. 그리 화려하지 않고 눈길을 끄는 그림은 없지만 무게라는 글씨 자체만으로  관심이 갑니다. 책을 읽기 전부터 작가의 마음이 전해집니다. 작가는 책의 제목을 찾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처음 생각했던 제목이 아니라 '무게'라는 제목으로 우리들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Hett'는 물론 'Weight'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습니다. ' Heft'는 짐이 되는 것, 고통스럽게 짊어지고 가야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복잡하고 힘겨운 것을 의미하기도합니다.

 

간혹 방송에서 집밖에 나오지 않는 은둔자들을 만날때가 있습니다. 어쩌다가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지 않고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사는 것일까요. 간혹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저또한 극도로 소심하고 낯선 사람과의 만남을 두려워해 가까운 이들 외에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안으로만 움츠려 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책에서 만나는 이들은 안타깝게도 점점 외로움 속에 빠져들어가고 있습니다.

 

200킬로그램이 넘는 몸무게로 10년이 넘게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쉰여덟 살의 아서 호프, 술과 약에 중독되어 살고 있는 샬린 터너, 야구를 잘하고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은 열여덟 살의 야구영재 켈 켈러, 아서 호프의 집에 집 청소를 하러 왔다가 닫혀있는 아서 호프의 마음을 조금씩 열어가게 하는 욜란다.

네 사람은 이 책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입니다. 서로의 마음 속에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함께 아픔을 나눌 이들이 없습니다. 이렇게 외로운 이들이 이제는 서로를 알아가게 됩니다. 서툴지만 마음을 조금씩 열어가고 있습니다. 

 

대학교수로 살아가던 아서 호프는 학생 샬린 터너와의 순수한 만남을 다른 사람들에게 오해를 받으며 불명예스럽게 학교를 그만두어야만 했습니다. 샬린 터너는 계속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그럴수없는 현실에 처합니다. 켈 컬러는 아빠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고 미운 엄마이지만 세상에 그 누구도 병든 엄마를 돌봐줄 사람이 없기에 엄마 곁을 떠날수가 없습니다. 욜란다는 사랑하는 사람과 아이를 낳으며 함께 살고 싶지만 그에게 버림을 받습니다. 이렇게 상처를 받고 그 아픔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신들의 아픔을 먹는 것으로, 술과 약으로 위로 받으려 합니다.

 

우리 둘 다 집에 틀어박혔고, 외로움 속에 웅크리고 살았다. 우리 둘 다 혼자였다. 그렇지만 달리 살 수도 있었다. 완전히 다른 삶을 살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에 오래 머물지는 않았다. - 본문 396쪽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요. 누구나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가지만 조금만 힘을 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됩니다. 읽는내내 그들의 아픔이 우리들에게도 크게 다가옵니다. 그들이 가진 아픔의 무게가 견뎌내기 힘들 정도입니다. 이들 곁에 아무도 없었다는 사실이 더 아픈지도 모릅니다. 그런 이들이 이제 서로의 손을 잡아보려 합니다. 마지막에 우리는 아서와 켈이 만났는지 알수 없지만 분명 만났을거라 생각합니다. 아니, 만나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더이상 아프지 않고 아프더라도 이제는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줄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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