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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스타일 - 평범을 비범으로 바꾼 인생철학과 철칙들
진희정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아마도 일본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읽을 것이다. 굳이 일본소설이라고 구분짓지 않더라도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작품은 꼭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 중에서 <상실의 시대>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다. 나또한 그의 작품 중 제일 처음 만난 작품이다. 좋아하는 사람이 많음에도 독자들의 호불호가 명확한 작가가 아닐까한다. 나또한 주위 사람들의 극찬에 처음 만난 그의 작품이 확 와닿지는 않았다. 우리의 정서와 많이 다르고 그들의 관계나 사랑에 대한 표현도 나에게는 낯설기만 했다. 처음 읽었을때는 왜 많은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좋아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였으니.
찬란한 청춘이라 하지만 어둡고 힘든 20대를 보내던 시절에 만난 <상실의 시대>는 주인공들의 통속적인 삼관관계 이야기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아니다싶은 책은 다시 펼쳐보지 않는데 20대 초반에 만났던 이 책을 중반에 다시 읽고 20대의 끝자락에 다시 만난 특이한 책이다. 처음 가졌던 거부감은 어느새 호감으로 바뀌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들뿐만 아니라 일본 소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책이다. 그렇기에 나에게는 개인적으로 고마운 책이기도 하다.
00스타일. 노래 뿐만 패션계에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유행하는 것에는 00스타일이라 말한다. 하루키 스타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새로운 작품이 나올때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무라카미 하루키. 그의 일상적인 모습부터 작품세계까지 알수 있는 책을 만났다.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작가이기에 그를 작품으로 만나는것이 제일 좋은 만남이지만 그래도 그가 어떤 마음으로 작품을 써내려가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감출수 없다.
<하루키 스타일>은 '평범을 비범으로 바꾼 인생철학과 철칙들'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이 책에는 하루키의 일상에서부터 그의 삶의 철학 등을 만날수 있다. 동기부여, 자기관리, 지속가능, 집중, 자신감 등의 30개의 키워드를 통해 하루키에 대한 것을 알아갈수 있다. 작품으로 만난 하루키가 아니라 그의 일상을 통해 알아가는 모습도 그리 다르지 않다.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가 얼마나 규칙적일 생활을 하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그의 삶에서 달리기, 맥주, 고양이 등을 빼놓을수는 없을 것이다. 책에서도 언급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작가들은 불규칙한 생활을 하며 자신이 쓰고 싶은 시간에 작품을 쓴다고 생각하지만 하루키는 늘 계획적인 시간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매일 달리고 매일 글을 쓴다'는 철칙이 있었기에 지금껏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하루키는 문체가 곧 삶의 방식과 직결된다고 믿었다. 그래서 생활의 단순화를 통해 일상의 잡다한 요소들을 지웠고 대신 소설가로서 해야 할 일들에 집중했다. 시간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배분해 쓰기 때문에 나타나 게으름이 들어올 틈이란 없었다. 그야말로 금욕적이고 절제된 일상이었다. - 본문 20쪽
우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과 하나라도 닮은 점을 발견하면 오래된 친구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 닮은 점때문에 친근감을 느끼고 더 친해질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낯을 가리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때 단번에 확 친해지는 스타일이 아닌 하루키. 나또한 그렇기에 그가 사람들과 관계 맺는 것뿐만 아니라 그의 일상들을 이해하게 되는지 모른다.
이 한권의 책으로 하루키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갈 수는 없겠지만 그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한다. 호불호가 명확한 작가이다보니 많은 사람들에 대한 오해도 있을것이다. 나또한 처음 만났을때의 낯설음처럼 가끔 그의 작품을 접하면서 이해하지 못하거나 오해하는 부분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그런 부분들을 조금씩 지워나가는 시간이 된다. 작품이 아닌 그의 삶을 통해 한 사람으로 만나는 하루키도 매력적이다. 그런 매력이 있기에 작품 속에서의 그도 미워할수 없는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쓴 저자의 열정도 부럽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삶을 통해 그를 들여다보고 그의 작품을 꿰뚫어볼수 있다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