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폴리스맨 - 자살자들의 도시
벤 H. 윈터스 지음, 곽성혜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내일 아니 몇개월후 지구가 종말한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몇개월 후에는 우리의 삶이 끝나는 버리는 것이다. 실제로 극한 상황에 처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폭력적인 모습을 보인다. 남의 물건을 훔치고 서로에게 보이지 않아야할 모습들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자신의 마지막을 조용히 준비하지 않을까?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들에게 그런 일이 다가온다면 평소와 같은 생활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열심히 일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소행성 마이아가 지구와 충돌하여 6개월 후면 지구가 멸망한다. 지구의 멸망 시간은 점점더 다가오고 사람들은 극도의 불안감을 보인다. 물론 평소와 다름없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범죄를 저지르고 얼마남지 않은 삶이 두려워 자살하는 사람들도 늘어가고 있다. 그 와중에도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을 하는 헨리 팔라스. 영문학 교수였던 아버지와 경찰서에서 일하던 엄마는 열 두 살때 살해당하셨다. 그렇지만 한 순간도 삶의 시간들을 허투루 살지 않았다.

 

"헨, 우리가 셰익스피어에게서 배울 점 한 가지는 말이다. 모든 행동에는 동기가 있다는 거야."

(중략)

"알겠니, 아들아? 누가 어떤 행동을 하든 난 행동자체에는 관심이 없어. 다 이유가 있으니까. 어떤 행동도 동기 없이 나오지는 않아. 예술에서든 삶에서든." - 본문 130쪽

 

콩코드 경찰서 헨리 팔라스 경장은 새로운 사건을 맞이한다. 보험사 직원이 긴 검은색 벨트로 패스푸드점의 화장실에서 자살을 했다. 다른 사람들은 자살이라고 단정짓지만 헨리는 타살이라 생각한다. 사건의 진실을 하나씩 풀어가면서 마주하고 싶지 않은 현실들과 만나게 되는 팔라스. 결국 진실을 밝혀내지만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지구종말이라는 배경속에 이야기가 흘러가서인지 전체적인 느낌은 어둡다. 표지에서도 어두운 기운이 전해진다. 불빛조차 없는 어두운 거리에 서 있는 한 남자의 뒷모습. 굳이 이야기를 읽기 전이라도 이 사람의 마음속에는 행복이나 희망의 느낌이 전해지지 않는다. 쓸쓸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 남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한 사람의 죽음이 자살인지 타살인지 그리 관심이 없다. 어차피 지구종말을 앞두고 몇 개월후면 모두가 죽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 이 사건을 자살로 처리하건 타살로 처리하는 것이든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렇기에 진실을 파헤치는 팔라스가 힘겨운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마지막이라는 이름 앞에 팔라스를 통해 희망을 찾고 싶은지도 모른다. 팔라스는 지구종말이라는 극한 상항 속에서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주위를 돌아보고 희망을 끈을 놓지 않고 살아가려한다.

 

어려운 문제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것을 안 우리들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갈수 있을까? 팔라스처럼 자신의 자리에서 목목히 일하는 것이 그리 쉽지않다는 것을 알기에 다른 이들을 비난할수만도 없다. 그럼에도 피할수 없는 현실 앞에서 추한 우리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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