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착한 아이야
나카와키 하쓰에 지음, 홍성민 옮김 / 작은씨앗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책을 끝까지 읽지 못하고 중간에 덮었습니다. 격한 감정을 추스리느라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기에 저또한 아이들에게 가끔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회초리를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아이들이 자라면서 가장 후회되는 시간이 있다면 아마도 회초리를 들었던 시간일거라는 생각을 종종 했습니다. 아이들이 잘못을 했다는 이유로 매를 들지만 나중에는 감정까지 실어 혼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힘이 약한 아이들이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이 나쁜 아이라 엄마를 화내고 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것은 아닐까요. 물론 아이들이 실수를 하고 잘못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것은 아이들이 일부러 그러는것이 아니라 자라면서 하는 실수중 하나일것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들은 아이들이 아닌 우리의 기준에 맞춰 그런것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화를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책에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다른 것도 아닌 아동학대를 당하고 있거나 그런 경험때문에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라고 하지만 상처에는 크고 작음이 없지 않을까합니다. 우리들이 비록 그러한 학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이들에게 말로 상처를 주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책을 보며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학대를 한 그들을 비난할수만도 없습니다.

 

다섯편의 이야기는 아동학대라는 연결고리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을 낳아준 부모에게 받은 상처는 그 무엇보다 클것입니다. 학대를 받으면서 부모를 탓하기보다는 자신이 나빠서 그런거라고 말하는 아이들. 자신을 때린 부모가 밉다는 생각을 하는것이 오히려 자신들이 나쁜 아이이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을 하는 아이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은 아이들의 마음이 어떠한지 생각하지 않아도 그 아픔이 고시란히  우리들에게 전해집니다. 아마도 그 아픔 때문에 여러 번 책을 중간에 놓게 되는지도 모릅니다.

 

산타가 오지 않는 집

한번도 산타할아버지가 집에 찾아오지 않은 아이. 자신이 나빠서 그런거라고 말하는 아이. 집에서 그 누구도 밥을 주지 않아 유일하게 식사를 할수 있는 학교에서 두 번이나 먹지만 여전히 마른 아이 간다.

웃음가면, 좋은 엄마 가면

학대받고 자란 아픔을 고스란히 자신의 아이에게 전하는 엄마.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천사의 가면을 쓰고 있지만 집에 와서는 엄마에게 당했던 학대를 고스란히 전하고 있는 엄마.

'엄마'를 버리다

어릴적 학대를 했던 엄마가 인지증에 걸렸습니다. 자신은 고스란히 어릴적 아픔을 간직하며 살고 있는데 엄마는 모든 것을 잊어갑니다. 학대를 당한 엄마는 잊고 있는데 자신만 그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살아가니 불공평하다는 생각에 아직 엄마를 용서하지 못합니다.

거짓말쟁이

어느날 아들이 같은 반 친구가 엄마는 살해 당했고 그 살해한 사람이 계모가 되었는데 자신을 죽이려고 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며 그 친구는 거짓말쟁이라고 말합니다. 가족들은 그 친구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 거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아빠는 아들 친구가 학대를 당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도움을 줄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는것 때문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아이에게 세상에는 다른 행복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밖에 없다는 것이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매일 만나는 히로야는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라고 말하는 귀여운 아이입니다. 나이든 자신에게 매번 인사를 하는 이 아이는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아이가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아빠는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엄마는 자신이 처한 비참한 현실이 아이때문이라는 생각에 아이를 때리고 화장실에 가두고 며칠 밥을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심하게 대하는 엄마라면 싫어해고 돼. 억지로 좋아할 필요는 없어. 지독한 일을 당했으면 상대가 설령 엄마라도 네게 잔인한 사람이니까. 그런 사람을 좋아할 필요는 없지." - 본문 206쪽

 

다행이라 말해야할지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이들에게는 그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함께 짊어지고 가려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간다에게는 선생님이 계시고 아야네 엄마에게는 안아주고 함께 울어줄 하나 짱 엄마가 있습니다. 지금 당장 도움을 주지 못하지만 다이 짱에게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주고 히로야 모자에게는 이웃의 든든한 할머니가 함께 합니다. 아마도 우리가 끝까지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이들에게 어둠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어둠을 헤쳐나갈수 있는 희망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겠지만 우리들이 함께 안아주고 보듬어준다면 상처의 흔적을 보고도 담담하게 받아들일수 있는 그들이 되지 않을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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