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게 자유롭게 뻥! - 황선미 인권 동화, 중학년 베틀북 오름책방 6
황선미 지음, 정진희 그림 / 베틀북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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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어린이 인권에 관한 책을 자주 보게 됩니다. 약한 존재이고 자신의 힘으로 할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은 아이들. 그래서 그런 것을 이용하는 나쁜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직 어린 아이들을 학대하고 심지어 일까지 시키는 사람들. 그렇지만 누구에게 하소연조차 하지 못하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의 이야기를 책을 통해 만나지만 역시 황선미 작가의 힘은 큽니다. 책 내용을 떠나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이 책도 책의 내용을 떠나 작가의 이름때문에 선택을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어린이 인권에 관한 여러권의 책을 접하면서 느낀 것은 그리 다르지 않은 구성들과 마지막에는 우리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들로 하여금 지금의 모습을 반성하고 앞으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라며 은연중 말하는 책들을 보며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조금은 식상한 면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없습니다. 그 아이들이 처한 현실이 이러하니 너희들은 행복한줄 알라고 말하지 않고 그 아이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라고도 말하지 않습니다. 어떠한 경고도 하지 않지만 우리들은 보는내내 마음이 무겁습니다. 잘못을 했는데도 엄마가 아무 말씀도 없으시면 괜시리 조바심을 내다 스스로 나의 잘못을 말씀드리고 용서를 비는 것처럼 우리들은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앞표지를 보면 빨간색 축구공을 사이에 두고있는 두 다리가 보입니다. 우리들은 다리만으로도 두 친구의 국적이 다르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얼굴을 볼수 없으니 어떤 친구들일지 궁금합니다.

 

 

뒷표지를 보니 두 친구의 모습이 확실하게 보입니다. 함께 놀고 있는 친구들의 얼굴을 보니 활짝 웃고 있네요. 이렇게 뛰어노는 친구들을 보니 보는 우리들도 행복해집니다. 푸른 하늘 아래 즐겁게 축구공을 차고 있는 아이들.  축구공 하나만으로도 행복해하는 이 아이들은 누구일까요?

 

 

엄마의 스케줄대로 움직여야만 하는 한성 사립 초등학교 학생 이경주. 경주에게는 아무도 모르는 비밀 하나가 있습니다. 엄마의 계획대로 숨막히듯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던 경주가 우연히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 국가 대표 선수 장문호를 만납니다. 그 선수와 빨간색 별들이 있는 축구공으로 운동장을 누비며 함께 차고 달린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아주 잠시동안의 시간이지만 경주의 가슴이 뛰고 찌릿해집니다. 그날 이후로 장문호 선수가 가진 그 공을 사기 위해 엄마 몰래 돈을 모으기 시작하는 경주. 

 

아, 놀고 싶다. 그때처럼 신 나게 자유롭게 온종일. 단 하루만이라도. - 본문 29쪽

 

 

경주에게는 가슴뛰는 축구공이지만 다른 곳에 살고 있는 라힘에게는 생계수단입니다. 이제 겨우 아홉살이지만 한 집안의 가장이고 라힘이 일을 하지 않으면 식구들은 하루 끼니를 해결하기 힘듭니다.

 

아버지가 사라지면서, 엄마의 눈이 멀게 되면서, 축구공을 꿰매기 시작하면서 라힘의 어린 시절은 다 끝나 버렸어요. - 본문 110쪽

 

어릴적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이 약속을 하지 않아도 동네 골목길에 하나둘 모입니다. 누가 먼저랄것 없이 온갖 놀이를 하며 해질 무렵까지 함께 보냅니다. 누구하나 공부를 해야해서, 학원을 가야 한다며 빠지는 친구들은 없습니다. 신 나게 뛰어놀며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 시절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였음을 알면서도 아이들에게는 그런 자유를 주지않고 있습니다. 학원을 다니지 않거나 공부를 하지 않으면 다른 아이들에게 뒤처지지 않을까하는 걱정에 너를 위한다는 말로 아이들을 집이 아닌 이곳저곳으로 보냅니다. 우리 아이들이 원하것은 신 나게 놀수 있는 작은 바람임에도 우리들은 그 작은 여유조차 주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공부와 성적이라는 이름으로 뛰어놀지 못할때 다른 곳에 살고 있는 라힘과 같은 친구들은 생계 때문에 어린 나이임에도 일을 해야만 합니다.

 

경주와 라힘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들은 모르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모른척 하고 있는 것일까요? 무엇이 되었든 힘이 약한 그 아이들에게 강한 힘을 이용해 우리 마음대로 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책을 덮으면 보이는 뒷 표지의 아이들의 모습. 이 아이들이 진정 바라는 것을 우리들은 더이상 외면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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