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고전 독서클럽 - 교실 밖에서 만나는 새로운 책읽기
수경.최정옥.최태람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평가를 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청소년 시기에 만났던 고전들은 제겐 어려운 이야기였습니다. 지금처럼 쉽게 설명되어 있는 책이 그리 많지 않았고 설명조차도 어려운 이야기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청소년기에 만나는 고전을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른이 되고 이런저런 경험들을 통해 삶속에 녹아든 이야기들은 예전처럼 그리 어렵다는 생각은 하지 않게 됩니다. 그 당시 이해하지 못했던 내용들을 어른이 되어서야 이해를 하고 책을 통해서만 보았던 이야기들이 우리의 삶속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순전히 저의 개인적은 경험때문일 것입니다. 그 시기에도 깊이가 있는 친구들은 끝없이 고전을 접했고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성장해 나간것이 사실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어렵게 느낀 것만으로 지금의 아이들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접근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교실 밖에서 만나는 새로운 책읽기라는 문구가 마음에 듭니다. 아이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답답한 교실이 아니라 교실 밖이라는 자유로운 공간속에서 아이들이 만나는 책입니다.새로운 것들을 만나 보고 배우며 자신을 성장해 나갈수 있는 시간입니다. 공부라는 관점으로 바라보는 책읽기 아니라 아이들이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정치와 사회, 자본주의와 소비, 몸, 주체, 공동체와 관계, 공부라는 주제를 통해 만나는 고전들은 어렵고 재미없는 이야기들이 아닙니다. 작품을 소개하는 일반적인 형식과 달리 이 책에서의 고전은 우리의 생활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알아가고 이해하기 쉽게설명하고 있습니다.

 

 

허준의 <동의보감>을 소개하며 성형에 대한 언급을 합니다. 청소년기의 아이들이다보니 외모에 대한 관심이 많아집니다. 실제로 아이의 반 친구들중에도 방학동안 얼굴의 변화를 주고 오는 아이들이 있다고 합니다.

 

나이 마흔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데, 이제는 강남의 성형외과들이 그 책임을 져야 할 판이다. 자신을 제대로 표현하는 데도, 변화시키는 데도, 책임지는 데도 무능력한 이 신체! - 본문 95쪽~96쪽

 

성형 이야기와 허준의 동의보감이 무슨 연관이 있길래 이런 이야기로 접근하는 것일까요? 우리가 태어나는 순간 천지의 기운이 어떻게 배치되어 있는지를 몸속 장기(臟器)들이 보여주며 그 장기를 얼굴이 보여준다고 합니다. 얼굴을 보면 삶이 어느 지점에서 막히고 부딪히며 내가 가진 크고 작은 병들을 알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 삶의 표현이자 지도라 할수 있는 얼굴을 마음대로 고쳐나가니 우리의 소중한 지도를 잃는 것이라 한탄하고 있는 것입니다. 막연하게 '동의보감'에 대한 설명을 했다면 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운 의서라는 생각을 할수 있지만 이렇게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가니 어렵지 않게 만날수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나 에피소드를 통해 작품들을 자연스럽게 알아갑니다. 작년에 몇개월 동안 '무한도전'을 볼수 없다는 아쉬움으로 살게 했던 MBC 파업을 통해 폴 라파르그의 <게으를 수 있는 권리>를 만나고 오디션 열풍을 통해 플루타르코스의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을 만납니다. 이 외에도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통해 많은 작품을 만납니다. 고전을 읽는 것으로 끝내는것이 아니라 그 책을 통해 우리들이 무엇을 보고 우리의 삶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에 대해 알아갑니다.  이 책을 읽은 아이도 단순히 책읽기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자신을 찾아내고 주변의 모습들을 조금은 깊이있게 보려 한다는 것입니다. 기존의 어려운 고전읽기에서 벗어나 우리의 삶과 연관된 재미있는 상황들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http://cafe.naver.com/chungaram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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