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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명강 동양고전 - 대한민국 대표 인문학자들이 들려주는 ㅣ 인문학 명강 시리즈 1
강신주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열풍이라 해야할까? 아니면 우리기 미처 알지 못했던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된 것일까? 지금 많은 사람들이 인문학에 빠져 있다. 관련된 책들도 많이 출간되고 있고 나역시 여러 권의 책을 접했다. 동네 도서관에서도 인문학 강의는 다른 강의보다 인기가 높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남녀노소 할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왜 이렇게 인문학에 관심을 가지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져본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사실 강의를 듣거나 책을 보다보면 어려운 고전들을 소개하고 우리들에게 꼭 읽어야한다고 말한다. 간혹 다른 사람들이 읽고 있고 누구나 꼭 읽어봐야한다고 하니 나의 생각과는 무관하게 그 책들을 읽은적이 여러번 있다. 하지만 끝까지 읽은 책도 많지 않을뿐더러 그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온전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일까? 참으로 어려운 이야기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였다. 그렇기에 또다시 인문학 관련 책을 만나면 그 안에서 추천하는 다른 책들을 봐야하니 내게는 어려운 책읽기로 끝나는 것이 아닐까하는 걱정이 앞섰던 것이 사실이다.
이 책에서는 동양고전에서 인생을 만나다, 동양고전으로 행복을 꿈꾸다, 동양고전에서 창조를 발견하다라는 주제를 통해 14권의 책을 만날수 있다. 연세대학교 필독도서 가운데 대표적인 열네 종을 선별하여 국내 석학들이 강연한 내용을 엮은 책이다. 기존의 인문학을 말하는 책들은 어려운 책 이야기를 어렵게 설명해 놓아 선뜻 어떤 책을 먼저 만나야할지조차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책소개가 아니라 재미있는 이야기로 우리들이 어렵다는 생각을 잊게하고 그 책을 읽어야하는 명확한 이유를 알려준다. 막연하게 읽어야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책을 통해 우리들이 알아가야할 내용을 알려주고 왜 읽어야만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예전에 만난 책들을 보며 나도 읽어야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접근했다면 이 책을 통해서는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처음부터 나의 부족한 모습을 들킨 것같아 혼자 낯이 뜨거워진다. 보통 우리들은 처음 고전을 만날때 어떤 책을 읽으면 좋으냐고 묻는 경우가 많다. 나또한 어떤 책을 읽어야할지 몰라 이것이 궁금했다. 책에서는 말한다. 커피에 다양한 맛이 있고 각자의 입맛에 맞는 커피를 마시듯 각자의 취향에 맞는 책을 골라 읽어야한다고 말한다. 각각의 이야기들이 주는 맛은 다르다. 그렇기에 이 책을 보며 자신의 취향대로 책을 골라 읽을수 있는 안목을 키울수 있지 않을까한다. 남들이 좋다고하니 마구잡이로 읽는 것이 아니라 우선은 나에게 맞는 책을 먼저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책 속에서 만나는 논어, 목민심서, 성학십도, 격몽요걸, 한중록, 맹자, 장자, 중용, 사기, 시경, 산해경, 매월당집, 금오신화, 열하일기. 물론 책으로 만나는 것도 즐겁지만 직접 강연을 듣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하지만 강연의 열기가 전해져서일까. 글에도 힘이 느껴진다. 그 힘이 우리들에게 전해지니 어떤 책을 읽을까라는 행복한 고민을 하게 만든다.
열 네권의 책 모두 관심을 가지만 유독 눈에 띄는 것은 <목민심서>이다. 우리들에게 많이 알려진 다산 정약용. 2012년은 다산 탄생 250주년이였고 유네스코는 '2012년 세계기념인물'로 다산 정약용을 선정하였다. 다산이 설계한 수원화성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으니 다산은 유네스코 2관왕인 것이다. 거기에 <정본 여유당서>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세계가 인정했다는 것만으로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수 있다. 하지만 함께 있는 우리들은 그의 진가를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다. 나또한 그가 조선시대 학자의 한 명으로 역사 속에 남긴 업적이나 책들 대해 단편적인 것들만 알고 있었다.
그래서 저는 모든 사람에게 다산의 책을 반드시 읽어보라고 권합니다. 심지어 저는 다산에 대한 공부를 안 하는 사람은 미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다산을 제대로 공부하고도 안 미치면 그 사람은 더 미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 본문 72쪽
아직 그의 책을 읽지 못했으니 나또한 미친사람이다. 200년이 흘렀지만 그가 남겨놓은 책에서는 지금 혼란스러운 우리들에게 새로운 길을 안내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부의 양극화, 부패를 어떻게 막을 것인지, 올바른 정치 지도자를 어떻게 뽑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가진 고민과 다르지 않으니 그가 남긴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수 없다.
이처럼 책마다 우리가 고전에 어떻게 접근하고 그 책에서는 무엇을 말하는지 명확한 이유를 알려준다. 우리는 다른 이들이 읽는다는 이유로, 나의 생각과는 무관하게 다른 이들이 추천한다는 이유로 고전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책을 만날수 있다. 나에게 주어졌으니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삶을 능동적으로 살아가며 좀더 깊이를 가지는 우리들이 되는 길을 알려주고 있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