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알렉산더 리 ㅣ 다릿돌읽기
강민경 지음, 문구선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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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라는 질병은 나이가 많이 드신 어르신들에게만 다가오는 병이라 우리들은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나이와 상관없이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어느 병이나 힘들겠지만 '치매'만큼 곁에 있는 가족들을 힘들게 하는 병이 있을까요?  점점 더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들과의 소중한 추억들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함께 살고 있지만 이제는 '함께'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고 자신 안에 갇혀 자신조차 누군지 기억하지 못합니다. 참으로 슬픈 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참으로 눈물이 많은 우리 집 소녀들. 동생이 읽고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여 훌쩍 커버린 언니도 이 책을 읽습니다. 둘다 아무말도 하지 못합니다. 책을 읽고 꼭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는것은 아니지만 어떤 책들은 함께 읽고 종알종알 많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는 어느누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지 못합니다. 한참 동안이나 자신들의 마음을 추스리는 시간이 필요하게 만드는 이 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일까요?   

 

지금은 최현우, 이은결 등 젊은 마술사들이 많습니다. 저희가 어렸을때도 유명한 마술사 아저씨가 있었습니다. 이흥선 마술사. 책에서 등장하는 이흥선 마술사가 실존 인물이라는 것을 아이들은 처음엔 몰랐습니다. 어쩌면 지금의 마술에 비하면 소박할수 있지만 예전에 방송에서 이흥선 아저씨가 보여주는 마술들은 늘 신기하고 놀라웠습니다. 지금은 이 세상에 계시지 않지만 지금의 아이들이 방송에서 최현우, 이은결 마술사의 마술을 보고 자라듯이 우리 어렸을때는 이흥선 아저씨의 마술을 보고 자랐습니다. 

 

이흥선 할아버지를 존경하는 흥선이의 아빠 이름은 '알렉산더 리'입니다. 이흥선 마술사를 존경하여 영어 이름은 자신이 사용하고 아들의 이름을 이흥선이라 지었습니다. 흥선이는 아빠의 마술이 좋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빠의 마술을 보고 신기해하며 놀라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마술을 잘하던 아빠가 '초로성 치매'에 걸렸습니다. 이제 제일 잘하던 마술도 자신이 누구인지도 점점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런 아빠가 바라는 것은 자신의 병을 흥선이가 물려받지 않는 것입니다.

 

"아빠는 흥선이에게 뭐든 다 주고 싶지만, 딱 하나 주고 싶지 않은 게 있어. 아빠 병만은 절대 주고 싶지 않아. 아빠는 일 초마다 기도할 거야. 아빠 병만은 절대 흥선이가 물려받지 않기를, 흥선이에게 나쁜 건 아빠가 다 갖고 가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할 거야." - 본문 78쪽

 

마술이 전부이고 사랑하는 아들 흥선이가 전부였던 아빠가 이제는 흥선이도 잊어가고 자신이 좋아하는 마술도 할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런 아빠를 바라볼수 밖에 없는 흥선이. 우리들은 언젠가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헤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흥선이에게 그런 헤어짐이 빠르게 다가왔습니다. 아직 아빠와 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할 일도 많은데...

 

읽는 우리들에게 눈물을 흘리게 하는 책이지만 그 눈물은 꼭 슬픔의 눈물만은 아닐 것입니다.건강하던 아빠가 하루 아침에 아기가 되어버리고 이제는 다른 친구들의 아빠처럼 아직 어린 흥선이를 위해 마술을 가르쳐줄수도 없지만 흥선이는 아빠가 자신에게 마술을 가르쳐 준 '알렉산더 리'라는 것을 마음속에 간직합니다. 그 마음을 알기에 우리들의 눈물도 슬픔만은 아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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