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이름 푸른숲 새싹 도서관 10
호세 안토니오 타시에스 글.그림, 성초림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세상에 이름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름이 있다는 것은 그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에 따라 호칭을 사용할수도 있지만 누구나 자신이 가진 이름이 먼저입니다. 하지만 여기 이름이 불려지지 않는 친구가 있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어 공부벌레.

누가 괴롭히거나 때려도 늘 참기만 하기에 겁쟁이.

아이들이 이름을 훔쳐가고 공부벌레, 겁쟁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학교는 감옥 같아.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감옥으로 끌려가는 듯한 느낌이야. - 본문 중에서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충격입니다.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고 아침에 눈을 떠 제일 먼저 가는 곳이 학교입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학교가 감옥 같다고 말을 합니다. 실제로 왕따를 당하는 아이들이 말하는 학교는 지옥이라고 합니다. 너무도 가기 싫고 늘 어둠속에 갇혀 사는 것 같다고 말하는 아이들. 새 학기가 되면 선생님은 누구신지, 어떤 친구들이 같은 반이 되었을까 궁금해하며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학교를 가는 아이들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아이가 지옥이라 느낄만큼 학교는 싫은 곳이고 그곳에서 만나는 아이들도 무서운 존재입니다.

 

간혹 왕따를 당하는 아이들에게도 문제가 있지 않을까라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 함정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해자와 방관자들은 왕따를 당하는 한 아이를 자신들의 기준으로 판단하고 자신들의 생각대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러다보니 다수가 만들어낸 모습이고 한 사람의 말이나 행동의 힘이 없어집니다. 옆에서 이야기하는 방관자들도 어찌보면 또다른 가해자일지 모릅니다.

 

 

당하는 아이, 괴롭히는 아이, 보고만 있는 아이

너는 어느 쪽이니?

 

뒷표지의 글귀가 눈에 들어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보고만 있는 아이들입니다. 그 친구들은 복잡한 문제에 끼어들고 싶지 않고 자신이 나서면 또다른 피해자가 될거라는 생각에 쉽게 접근하지 못합니다. 어찌보면 이 아이들은 가해자이며 또다른 피해자일지도 모릅니다. 하나의 힘은 약하지만 약한 여러 힘이 모이면 강한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그런 강한 힘을 다른 친구를 괴롭히는 일에 사용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당하는 아이, 괴롭히는아이, 보고만 있는 아이 모두 우리들의 아이입니다. 어떤 아이는 질책하고 다른 아이는 끌어안아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들 모두 우리가 보듬어 준다면 지금보다는 나아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왕따 문제의 책을 만나는 것은 그리 반가운 일은 아닙니다. 늘 피하고 싶은 문제이고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합니다. 아무도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고 봐주지 않으니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더 이상 그런 슬픈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가 그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바라보며 이름을 불러 주어야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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