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의 꿈, 이상 청소년평전 26
이원준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박제가 돼 버린 천재', '모더니즘의 선구자' 라고 말한 그는 우리들에게는 난해한 작품을 남긴 작가입니다. 학창 시절 그의 작품들을 접하면서 이해할 수 없고 읽어나가는것이 어려움 그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그의 작품들은 알고 있지만 그의 삶에 대해서는 그리 많은 것을 알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의 삶을 들여다보면 그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상은 1910년 9월 23일 종로구 사직동에서 2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납니다. 할아버지가 '바다처럼 넓은 곳을 다스리는 큰 벼슬을 하라'는 뜻으로 해경이라는 이름을 지어줍니다. 김해경이라는 본명이 있지만 우리들은 이상이라는 이름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상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요? 함께 일하던 일본인 인부가 한국 사람들은 보통 김가나 이가가 많다고 생각하여 김해경에게 아무 생각없이 '리상'이라고 부른 것입니다. 그 이름을 듣고 자신의 이름을 이상이라고 지은 것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슬픈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자신의 가족에게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이름을 바꾸면 다른 사람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이름을 바꾸면 내 과거에서 그리고 내 가족사에서 벗어날 수도…….' - 본문 54쪽

 

형편이 여의치 않은 이상의 부모님은 아들이 없는 큰아버지에게 양자로 보냅니다. 장손이라는 이유로 큰아버지의 기대가 크고 은연중에 부모가 자신을 버렸다는 생각이 늘 삶속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또한 큰어머니의 구박과 그의 딸 문경으로 인해 힘든시간을 보내는 이상. 어렸을때부터 그림에 재주가 있고 계속 그림을 그리고 싶었지만 큰 아버지의 말씀을 따라 기술을 익히기 위해 경성고등공업학교(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신) 건축과에 입학합니다.

 

자신의 의지대로 할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진로뿐만 아니라 부모님과 함께 살고 싶었지만 자신의 힘으로는 모두 할수 없는 일들이였습니다. 이상의 삶을 들여다보면 늘 어둠의 시간들이 함께 하고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삶 자체가 그렇다기 보다는 그의 생각들이 더 그렇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그의 우울한 기질과 어두운 삶은 그의 작품 속에 녹아내립니다.

 

이전에는 이상의 작품들을 이해하기 어렵고 어두운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삶을 보며 그가 그런 글을 남길수 밖에 없었던 이유들을 하나씩 알아갑니다. 한사람의 삶을 우리들이 이해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그의 삶을 보며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작품을 마주하며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을 보게 됩니다. 기이하고 난해한 작품을 쓴 작가가 아니라 김해경이라는 이름으로 가족과 함께 살고 싶었던 이상이라는 사람을 만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