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타임머신
김용철 지음 / 문화구창작동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타임머신하며 떠오르는 영화가 있습니다. 예전에 보았던 <백 투 더 퓨처>. 귀여운 주인공 마이클 J.폭스가 타임머신을 타고 자신의 미래를 여행하는 모습을 보며 나또한 나의 미래를 볼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건 하나만으로도 자신의 미래가 바뀌어질수 있는 모습을 보며 나의 밝은 미래를 위해 지금의 현실에서 어떤 점을 바꾸면 될지 알아갔으면 하는 생각을 한적이 있습니다. 생각만으로 끝난 일이지만 가끔은 그런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 유쾌해집니다. 하지만 현실로 다가온다면 나의 욕심으로 지금의 이 유쾌함이 사라질지도 모르겠지만.

 

간판이 없어 오로지 주소로만 찾을 수 있는 신림동 고시촌 한구석에 위치한 작은 하숙집. 다섯 명이 정원인 규모이지만 많은 합격자를 배출해 낸 곳이기에 많은 고시생들의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는 명소입니다. 현재 이 곳에는 다섯 명의 고시생들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흰 피부에 오목조목 이목구비가 뚜렷한 미인 20대 후반의 유일한 홍일점 동미.

불혹을 눈 앞에 둔 최고 연장자 상태.

훤칠한 키와 늘씬한 몸매, 조각같은 얼굴의 전형적인 꽃미남 스타일의 갓 서른을 넘긴 은철.

귀족적인 자신감과 여유가 자연스럽게 베어있는 성훈.

고시생이 맞나 싶을 정도의 날티가 나는 막내 혁제.

이들은 작은 하숙집에서 자신만의 꿈을 꾸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서로에게 작은 위안을 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던 그들앞에 택배 하나가 도착합니다. 보내는 이도 김성훈, 받는 이도 김성훈으로 되어있는 택배에는 아이폰 하나와 A4용지에 적혀 있는 편지한통. 10년 후 미래로 가서 시간 여행으로 인해 발생하게 되는 나비효과를 막아 달라는 내용의 편지와 함께 있었던 것은 신형 휴대폰이 아니라 타임머신인 것입니다.

 

꿈을 향해 힘든 시간을 보내온 이들에게 10년후의 미래를 볼수 있다는 것은 달콤한 유혹이였습니다. 타임머신으로 인해 이들은 숨어있던 욕망을 드러내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벌일 것처럼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내며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문득 무서운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한 하숙집에서 가족처럼 지내던 이들이 타임머신으로 인해 서로에게 상처를 내며 무서운 말을 하는 그런 사이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이 신림동 고시촌을 벗어나는 방법은 딱 세 가지다. 붙거나, 포기하거나, 죽거나…… . 다들 알겠지만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어. 죽는 것도, 붙는 것도, 포기하는 것도 똑같이 죽도록 힘들어." - 본문 310쪽

 

만약 우리들이 10년후의 모습을 볼수 있다면 어떠할까요? 그들처럼 로또번호를 알고 싶어하고 고시문제를 알아낼수도 있고 자신이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지 궁금할수 있을것입니다. 그들이 드러내는 욕망을 보며 우리들의 모습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슨 이유로 그들에게 타임머신이 도착하게 된것인지 책을 보면 알수 있지만 조금은 허탈한 마음이 듭니다. 보여주고 싶지 않은, 알고 싶지 않은 우리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것 같은 기분이 들어 조금은 씁쓸하기도 합니다. 가끔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의 여행을 떠나고픈 생각이 있었지만 이 책을 보며 나에게는 타임머신이 택배로 도착하지 않길 바랄뿐입니다. 지금의 나에게 만족하며 지금의 내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기 위해 노력을 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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