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 만세 저승 만세 초록잎 시리즈 6
김윤 지음, 이유진 그림 / 해와나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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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색다른 이야기를 만났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저승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사람은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지만 그 죽음을 두려움 없이 담담하게 맞이할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저승에서 만난 사람들. 이들은 어떤 이유로 저승에 오게 된 것일까?

 

 

정만세. 이름이 같은 할아버지와 초등학생 남자 아이. 그리고 뽀얀 피부와 단정한 머리 모양을 보니 말썽 한번 부리지 않은 모범생 같은 모습의 이재수. 이 세사람은 이승을 떠나 저승에서 만난다. 이름이 같은 할아버지와 초등학생 만세는 이승에서의 인연도 남다르다. 집을 떠난 엄마를 그리워 하고 일을 하느라 집을 자주 비우는 아빠 때문에 늘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만세. 혼자 놀이터에 있다 보면 할아버지 정만세를 만나게 되고 바로 앞집에 살다보니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함께 라면도 먹는 사이이다.

"이래서 가정교육이 중요한 거야. 엄마 없는 막돼먹은 애가 전학을 와서는……. 학교 질 떨어지게 정말!"

"엄마 없이 자란 애 말을 어떻게 믿어요." - 본문 119쪽 

철민이의 엄마는 어린 만세가 엄마 없는 아이라며 말을 함부로 한다. 사실, 이 글을 보면서 아이에게 심한 말을 할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지만 우리들도 은연중에 색안경을 쓰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저 아이는 한부모 가정의 아이라 그렇고 집안이 어떠하다는 이야기를 은연중에 하게된다.

 

 

다른 사람들에게 이런 마음 아픈 말을 들었을때도 힘이 되어준 할아버지 정만세. 이름만 같은 것이 아니라 외롭고 슬픈 사연이 있어서인지 서로를 의지하며 친구처럼 보내게 된다. 그러던 중에 화재 사고로 인해 두 사람은 저승에 오게 된 것이다. 사고로 오게 된 두 사람과 달리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재수. 청각장애인 형에게만 마음을 쏟는 엄마, 아빠에게 잠시나마 미움을 가졌던 재수는 결국 죽음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든 사고로 저승에 오게 되었든 많은 사람들은 이승에서의 연을 놓지 못하고 돌아가고 싶어한다. 아니, 돌아가고 싶다기 보다는 남아 있는 이들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을 하고 싶어하다. 재수는 자신으로 인해 마음 아파할 부모님과 형에게 자신의 선택이 잘못 된것이라 이야기하고 싶고 어린 만세는 자신을 괴로혔던 친구들에게 당한 만큼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남아있다.

 

아이들을 자살하게 만드는 이승, 자살했다는 이유로 심판만 하려 드는 저승. 아이들이 살 만한 곳은 그 어디에도 없는 것 같았다. - 본문 103쪽

 

처음에 제목만 보고 재미있는 옛이야기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우리들은 외로운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모두 우리가 만들어 놓은 편견과 차가운 시선으로 인해 상처가 많은 아이들. 그 아이들은 저승에 가서도 그 상처로 힘들어 하고 있다. 이제 더이상 아픔없이 어디에서든 행복한 아이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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