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친구야 웅진 우리그림책 21
강풀 글.그림 / 웅진주니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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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풀 작가의 광팬인 두 아이. 특히나 둘째는 어린 나이에 작가의 작품들을 이해(?)할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졌기에 졸라도 책을 사주지 않았습니다. 사주지 않는다고 떼를 쓰는 것이 아니라 직접 도서관에서 그대를 사랑합니다. 순정만화, 바보를 빌려보고 아이의 성화에 못이겨 개봉할 당시 영화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일반 도서관에서는 자신이 빌릴 수 없으니 동네에 있는 작은 도서관에서 인맥(?)을 동원해 예약까지 해가며 빌려 읽은 책들입니다. 가끔은 둘째의 당돌함에 놀라기도 하지만 얼마나 읽고 싶었으면 담당하시는 분께 부탁까지 하며 그 작품들을 읽었을까하는 생각입니다. 그런 아이들이기에 이번 작품을 말그대로 학수고대하며 기다렸습니다.

 

얼마전 딸 은총과의 인증샷을 남겨 딸바보로 등극한 강풀작가의 이번 작품은 그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가끔은 이런 마음을 전할수 있는 능력있는 분들이 부럽습니다. 딸을 위해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릴 수 있다니. 다른 작품들과 달리 이 작품을 만들때는 행복 그 자체가 아니였을까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내내 사랑하는 아이를 마음에 담고 있었을테니.

 

 

 

내용이 궁금해 표지 등은 살펴보지 않는 나와는 달리 한동안 표지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아이. 한참동안이나 지켜보더니 겨우 표지만 넘길뿐. 앞쪽 내지를 살펴보더니 뒷쪽을 펼쳐듭니다. 그러더니 "어. 고양이가 사라졌네!'라는 한 마디를 합니다. 이런, 책은 내가 먼저 읽었는데 난 왜 못봤을까요? 진짜 이야기를 이해못하는 건 아이가 아니라 나였던 것입니다. 보면서도 보지 못하고 들었는데 듣지 못하는 그런 사람이 되어 버렸습니다. 정말 10여분 이상을 표지를 보며 흐믓해하던 아이는 드디어 책을 펼쳐듭니다.

 

하얀 눈이 내리는 깜깜한 밤. 혼자 자다 잠이 깬 아이는 안방으로 가려다 문지방에 발가락을 찧습니다. 발이 아픈것 보다 자신이 우는데도 세상 모르고 잠을 자는 엄마, 아빠 때문에 약이 올라 더 크게 웁니다. 그때 담장 위에 나타난 고양이 한마리. 아이는 울음을 그치고 집을 찾으러 떠나는 고양이를 도와주기 위해 함께 집을 나섭니다. 아이와 고양이가 걸어간 길에는 둘의 발자국만이 보입니다. 분명 추운 겨울이고 아무도 없는 거리를 걷고 있지만 우리들은 왜 추위를 느낄수 없는 것일까요?

 

"그런데 너 너무 멀리 온 거 아니야? 어떻게 집에 돌아가려고 그래?"

아이는 씩씩하게 말했습니다.

"괜찮아. 발자국을 따라 돌아가면 돼." - 본문 중에서

 

 

아이와 고양이가 길을 가며 만나는 다른 친구들. 고양이의 엄마, 아빠를 찾는 일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경계심을 나타내지만 돌아오는 길에 만나는 이들은 처음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그건 직접 책을 읽으며 알아가는 것이 더 재미있지 않을까요^^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법. 아이와 고양이는 결국 자신의 집을 향해 각자 돌아갑니다. 항상 같은 방향을 향하던 발자국이 이제는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어이없게도 이 장면을 보면서 눈물이 찔끔. 아이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듯이 고양이도 엄마, 아빠의 품으로 돌아갔다고 우리들은 생각합니다.

 

 

안녕의 사전적 의미는 편한 사이에서, 서로 만나거니 헤어질 때 정답게 나누는 인사말입니다. 아이와 고양이가 처음 만났을때는 서로 인사하지 않았지만 헤어질 때는 "안녕." 이라고 인사를 합니다. 우리는 두 친구를 보면서 서로에게 어떤 마음인지 알수 있습니다. 추운 겨울이 배경이지만 우리들에게는 봄처럼 따뜻함을 안겨 주는 책입니다. 나보다는 친구를 먼저 생각하고 다른 친구들과 마음을 함께 나누는 아이와 고양이. 그 친구들을 보면서 우리들의 얼었던 마음도 녹아내립니다. 책을 덮으며 우리들도 아이와 고양이에게 말합니다. "안녕." 

 

본 서평은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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