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의 착한 너구리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 유혜자 옮김, 홍성지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라는 작가의 이름이 아이들에게 낯설지 모르겠지만 <오이대왕>,<우체국 도둑 놈!놈!놈!>을 쓴 작가라는 것을 알고 의외로 그 작가의 여러 작품을 만났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아이들이 작가의 이름까지는 일일이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두 작품 외에 다른 작품들도 많은 친구들이 읽었기에 그리 낯설지 않은 작가입니다. 이번에는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 줄까요?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는 늘 어떤 이야기로 우리와 만나게 될지 기대되는 작가 중 한명입니다.

 

착한 너구리. 글쎄..착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종종 어른들께 착하게 살면 사람들에게 이용만 당하니 약게 살아야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착하면 그 마음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말을 들을때마다 조금은 슬퍼지기도 합니다. 물론 착하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종종 가벼이 대하는 경우도 느끼지만 그래도 착하게 살고 싶다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 마음이 있기 때문일까요? 착한 너구리를 만나는 것이 반갑습니다.

  

착한 너구리 다니는 숲 속 모든 동물들과 친하지만 토씨 훕스하고는 친하게 지내지 않습니다. 훕스는 "야, 이 뚱보아!"라고 부르고 "뻥튀기한 고슴도치." 라고 말하며 솔방울을 던지거나 다니의 엉덩이를 찹니다. 이런 훕스와 친해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겠죠. 늘 참기만하다 당근을 먹기 위해 창고로 들어가는 훕스 위로 몸을 던져 떨어집니다. 훕스를 혼내주려 했지만 다리가 아프다며 자신을 혼자 두고 가지 말라는 이야기에 착한 너구리 다니는 결국 훕스를 도와 줍니다. 다니의 착한 마음때문일까요? 아직 친한 친구 사이가 되지 못했지만 이제는 다니를 괴롭히지 않고 서로 인사를 나누는 사이가 됩니다.

 

"우리가 그동아 서로를 미워했는데 그 미워하는 마음을 저기에 파묻고 오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 본문 23쪽

  

아이들은 참으로 유행에 민감합니다. 친구들이 입는 옷, 신는 신발, 메고 다니는 가방 등을 보게 되고 또래들과 같은 상표나 디자인의 제품이 아니면 뒤떨어진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종종 서로 감정이 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모자는 싫어요! 나도 빨간 모자를 갖고 싶어요! 우리 반 아이들은 전부 빨간 모자를 쓰고 다닌단 말이에요!" - 본문 27쪽

 

이런 이야기를 듣는 부모의 마음은 어떠할까요? 아이의 반 친구들이 모두 같은 모자를 쓰고 다니는데 우리 아이만 다른 모자를 쓰고 다닌다하니 다니의 부모님도 마음이 아픕니다. 그래서 함께 사러 나갔지만 빨간 모자는 모두 팔려 어디에서도 살수 없습니다. 결국 아빠가 아끼던 빨간 조끼의 실을 풀어 다니를 위해 엄마는 모자를 만들어 줍니다. 그토록 갖고 싶었던 모자라 다니는 행복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바람이 불어 다니의 모자는 날아가고 며칠을 찾아 다니다 나뭇가지 위에 있는 빨간 모자를 발견합니다.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하던 모자에 누군가 알을 낳아 놓았으니 이제다시 모자는 가져올수 없게 됩니다. 역시 착한 다니는 알들을 지키기 위해 과감히 자신의 빨간 모자를 포기합니다.

 

"다른 애들이 다 갖고 있다고 저도 꼭 가져야 하는 법은 없잖아요. 그리고 빨간 색보다 초록색이 저한테 더 잘 어울려요." - 본문 41쪽

 

착한 너구리 다니의 이야기를 만났습니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너희들도 다니처럼 착해야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책을 보며 아이들이 다니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모습을 조금 돌아보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미운 친구이지만 어려운 상황에 있는 친구를 도와주고 갖고 싶었던 모자이지만 알의 생명을 위해 자신의 욕심을 버릴줄도 알고 엄마를 위하는 다니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아이들의 마음도 조금 자라지 않을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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