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정말 나를 위해서만 - 유인경 기자의 더 생생하게, 즐겁게, 현명하게 살아가는 법
유인경 지음 / 위즈덤경향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나이가 들어가는 것에 둔감하던 내가 40대라는 이름을 처음 맞이했을때 덜컥 겁이 났다. 좋은 직장을 다니는 것도 아니고 다른 친구들처럼 넓은 평수의 집에 사고 있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도 그닥 뛰어난 아이들이 아니다. 어느 것 하나 해놓은 것이 없고 가진 것이 없다는 생각에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평범하다 못해 평범 이하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들 때문에 참으로 힘들었다. 그러다 어찌보면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들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의 삶이 주도적이라기 보다는 어쩔수 없는 상황들에 맞춰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앞으로의 삶은 정말 내 의지대로 살아가고 책임을 져야하지 않을까했다. 물론 지나온 시간들도 누군가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 생각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힘들더라도 앞으로의 삶을 재미있게 살수 있을것 같은 작은 희망이 보였다. 물론 물질적인 가치 기준으로 보면 그리 행복한 삶은 아니다. 하지만 기준을 무엇에 두느냐에 따라 생각과 삶이 달라질거라는 믿음이 있어서인지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 그리 싫지만은 않다.

 

내가 방송에서 만난 유인경 기자는 참으로 똑부러지고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이야기 잘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얄미울 정도로 말을 잘하고 나와는 전혀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어서 좋은반면 약간의 미움도 있었던 것이 사실. 아마도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자격지심이였을 것이다. 어디서든 존재감없고 말한마디 못하는 내가 방송에서 자신의 할말을 똑부러지게 하는 작가의 모습을 보며 부러움못지 않게 질투도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예전의 책들은 끝까지 읽어보지 못하다가 이번에 <이제는 정말 나를 위해서만>이라는 책을 보며 참으로 좋은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다. 유인경 기자는 전혀 알지 못하고 관심도 없었겠지만 나의 부정적인 마음들이 사라져 버렸다. 아마도 나보다는 누군가의 이름으로 살아온 시간들이 많은 주부이기에 공감하는 이야기들이 많지 않을까.

 

나는 없고 가족안의 나로만 살아온 시간들. 책을 보며 이제는 정말 나를 위해서만 살아갈수 있을까?

 

나는 이제 50세가 참 평화롭다. 공평해진다는 생각이 든다. 사십대는 사실 별로 공평하지 않았다. - 본문90쪽~91쪽

 

40대가 보는 50대의 이야기. 아마도 지금 내가 힘든 이유도 공평하지 않은 사십대를 보내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혹시 다른 사람들과의 삶을 비교하며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어쩔수 없이 다른곳을 쳐다보게 된다. 여유있는 친구들은 주중에도 서울 근교로 나가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며 좋은 곳에서 운동을 하고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며 자신이 산 명품 가방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일을 해야만 하고 백화점에는 세일 기간에만 가서 정말 필요한 물건 외에는 살수없으며 식사를 할때 메뉴판에서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고르기 보다는 가격을 보고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만을 본다면 나는 참으로 불행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 맞다. 하지만 한 가지 감사한 것은 이런 쪽에서는 내가 조금은 둔감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친구들의 명품가방이 좋아보이기는 하지만 그리 갖고 싶은 생각이 없고 스테이크보다는 길거리 떡볶이가 더 좋고 백화점보다는 할인매장이 나에게는 더 편안한 공간이다. 그래도 가끔은 다른 사람들과 비교를 하며 조금은 불편한 마음이 있지만 50대가 되면 조금더 평화로운 시선으로 나를 돌아볼수 있을까.

 

우리에게 허용된 하루는 24시간뿐이지만 그 시간을 어떤 내용으로 누구와 어떻게 사용할지는 각자의 몫이다.(중략)

오늘, 이 시간이라는 선물을 행복한 마음으로 나누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 본문 190쪽

 

작가가 자신의 자리에서 50대라는 이름으로 우리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지금 그 시간의 삶을 살지 않더라도 우리들은 중요한 것을 알게 된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것. 자신에게 주어진 이 시간을 행복하게 즐긴다면 결국 주변 사람들도 행복해지지 않을까. 다른 사람에게서 나의 행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 순간 행복하게 살아간다면 우리 아이들도 나의 가족들, 친구들, 주변 사람들도 함께 행복을 느낄것이다.

 

오늘, 지금 이 순간이라는 행복한 선물을 이제는 나에게 선물 해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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