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 5반 아이들]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대견한 아이들

5학년 5반 아이들 - 제10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ㅣ 미래의 고전 31
윤숙희 지음 / 푸른책들 / 2013년 1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아이들. 5학년 5반의 아이들을 만났다. 울 소녀와 같은 학년의 친구들 이야기라 유독 관심을 가지고 본 책이기도 하다. 아이들의 모습은 참으로 다양하다. 하지만 우리들은 같은 눈으로 바라보고 일렬로 줄을 세워 공부를 우선으로 하고 모든 면에서 뛰어나길 바라고 있다. 개성을 인정하기 보다는 우선은 공부를 잘하라 이야기하고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기 보다는 우리들의 이야기에 따르라고 말하고 있다. 평범한 5학년 5반 7명의 아이들의 이야기를 보며 우리들은 진심으로 아이들을 생각하고 있는것인지 의문이 든다.  

이름과 달리 아이큐도 좋지않고 공부도 못해 아이들에게 '천치'라 놀림당하는 천재.

같은 반 친구 준석이를 마음에 담고 있으며 아토피 때문에 고생을 하는 수정.

아빠의 사업 실패로 이사를 가게 되고 자신이 놓인 처지가 부끄러운 준석.

아빠가 돌아가시고 엄마와 단둘이 살며 이름과 달리 뚱뚱한 외모를 가진 장미.

늘 싸우는 부모님 때문에 마음 붙일곳이 없고 우연치 않게 오토바이도 훔치게 되는 태경.

최고가 되기를 원하는 엄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미래.

나는 점점 웃음을 잃어갔다. 내가 잃은 건 웃음뿐만이 아니었다. 친구도 잃었다. 아무도 나와 놀려고 하지 않았다. - 본문 112쪽

다른 친구들보다 산만하다는 이유로 약을 먹으며 평범하지 않다는 생각에 슬픈 한영.

책에서 만나는 친구들은 우리 주변에서도 볼수 있는 친구들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친구들을 문제아라고 병을 가지고 있다고 공부를 못한다고 비난할수 있을까? 가끔 현실 앞에서는 아이들을 하나의 잣대로 평가하고 마음을 온전히 들여다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진심으로 다가가지 못하면서 아이들을 나무라는 경우가 더 많다는 생각이 든다. 참으로 부끄러운 것은 우리들의 도움없이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들이 겪는 어려움을 헤쳐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공부는 잘하지 못하지만 요리에는 천재이고 자신만의 레시피를 개발하는 천재.

아토피와 자신이 좋아하는 준석이에게 친구하자고 당당히 말하는 수정.

이제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이 정겹고 아빠 대신 엄마를 웃게 하려는 준석.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고 오디션에 도전하는 장미.

비록 오늘 오디션에 떨어져도 난 절대 기죽지 않을 것이다. 나에겐 내일이 있으니까. - 본문 83쪽

자신을 생각하는 엄마 ,아빠의 마음도 알게 미래라는 친구도 생기게 된 태경이.

태경이의 본 모습을 알아보고 자신의 진심을 이야기하며 엄마와 화해해나가는 미래.

아빠의 말처럼 '집중' 하려 노력하고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어가는 한영.

아이들의 문제가 나올때마다 우리들은 자라면서 다 겪는 일이라며 무심코 지나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어린 친구들이라고해서 그들이 가진 문제를 가벼이 볼수는 없을 것이다. 책에서 만난 7명의 친구들은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고 있다. 우리들의 도움없이 해결해간다고 대견스럽게 생각할수만은 없다. 물론 아이들이 스스로 해결해 나가야하는 부분들도 있겠지만 그 문제의 원인은 어쩌면 우리들에게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일곱친구를 만나면서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들고 이 친구들이 더 이상 아파하지 않고 자신들의 꿈을 향해 씩씩하게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