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하루 - 실록과 사관이 미처 쓰지 못한 비밀의 역사 하루 시리즈
이한우 지음 / 김영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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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역사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그리 흥미로운 이야기도 아니고 사건, 인물들을 외워서 시험을 치르는 과목 중 하나라는 생각이였다. 지금은 다르겠지만 그때만 해도 역사의 이야기들을 들려주기 보다는 교과서에 나와있는 사건이나 인물 중심의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고 그것을 암기하는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참으로 지루하고 재미없는 과목이라 생각했다. 그뒤로는 그다지 큰 관심이 없었기에 내가 먼저 역사서를 접하는 경우는 없었다. 그러다 아이들이 자라고 큰 아이가 역사학자의 꿈을 가지면서 자연스레 아이 때문에 역사를 다시 접하게 되었다. 아이가 말하는 내용을 내가 모르는 경우가 많으니 찾아보게 되었다. 암기식의 교과서를 알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건이나 인물 자체보다는 주변의 상황들을 읽고 보는 눈도 조금씩 달라지며 역사처럼 흥미로운 것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뿐만 아니라 역사와 관련된 드라마나 영화를 자주 챙겨보는 편인데 그 안에서 만나는 왕의 모습에서 우리들이 꿈꾸는 지도자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진취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왕, 신하나 백성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왕, 자신의 사리사욕을 챙기지 않으며 우리들의 이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왕들의 모습을 만나게 된다. 조금은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들의 겉모습이 아닌 보지 못했던 진실을 마주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한다.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이야기가 아니라 온전한 한사람으로의 만남을 기대하며 책을 펼쳐본다. 

 

왕의 하루를 보기 전 우리의 하루를 들여다본다. 늘 똑같은 일상에서 특별한 일을 찾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아니 어쩌면 크고작은 특별함이 모여 우리의 평범한 하루가 펼쳐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과 달리 왕의 하루는 어떤 모습일까?  한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들의 하루를 들여다본다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역사를 바꾼 운명의 하루, 군신이 격돌한 전쟁의 하루, 하루에 담긴 조선 왕의 모든 것이라는 3장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들은 태조 이성계, 연산군, 광해군, 정조 등을 만나게 된다. 우리가알고 있는 사건의 중심인물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의 고뇌와 그들이 가진 아픈까지 알게되는 시간이 아닐까한다. 하루의 사건으로 운명이 바뀌고 역사가 바뀌었을지 모르겠지만 그 날의 하루가 아닌 그들이 살아가는 하루하루를 아는 시간이 된다.

 

평소 역사에 많은 관심이 없고 아는 것이 없는 내가 이 한권으로 방대한 역사의 내용을 알아가는 것이 무리일 것이다. 하지만 책을 보며 단지 왕의 하루가 아닌 조선의 역사와 그들의 보이는 않는 삶까지 들여다보는 시간을 만들어간다. 한 나라의 지도자로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있던 그들도 가족이라는 이름 앞에서는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였다. 부모 앞에서는 여린 아들이며 자식들 앞에서는 누구보다 그들을 보살피는 강한 아버지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실록과 사관이 쓰지 못한 비밀의 역사를 보며 우리들은 또다른 모습의 왕을 만나게 된다. 다른 이들이 모르는 비밀을 알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흥미로운 일이다. 그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서 우리들은 또다른 모습의 왕을 만난다. 아직도 우리들이 알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있겠지만 '왕'이라는 참으로 무게감 있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는 소중한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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