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3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기풍 미생 3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장기나 오목은 즐겨하지만 바둑에 대해서는 아는것이 없다. 울 집 소녀들은 바둑을 좋아하는 아빠 덕에 여자 아이들이지만 바둑을 즐겨한다. 세 모녀가 바둑에 대해서 이야기할때 난 도통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도 없거니와 관심조차 없었다. 이번에 읽게 된 미생 세 번째 이야기, 전작들을 만나지 못했고 바둑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없으니 혹여나 읽으면서 이해하지 못하는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물론 바둑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면 이야기 하나하나가 더 와닿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처럼 바둑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고 이야기에 흥미를 가지게 된다.

 

바둑에서 바둑돌은 두 집(두 눈)을 만들어야 '완생'이라 하고 집이나 대마가 완전히 아직 살아 있지 않은 상태를 '미생' 이라고 한다. 미생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알지 못해 찾아보고 읽기 시작했다. 책에서는 제1회 응씨배에서 중국의 녜웨이핑 9단과 우리나라의 조훈현 9단의 대국의 한수한수를 설명하며 그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조훈현은 탐색한다. 전쟁은 힘들다. 상대방의 세력이 강하므로 신중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타이른다. 그러나 신중이 지나치면 '소심'이 되는 법. 그게 항시 두렵다. 허나 어디까지가 신중이고 어디까지가 소심인가. 둘은 종이 한장 차이다. 성공하면 신중이 되고 실패하면 소심이 될 뿐이다. - 본문 119쪽

 

한국기원 연구생 장그래가 입단에 실패하고 사회에 첫발을 대딛는다. 세 번째 이야기는 장그래가 직장 생활을 하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수 있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학교와는 확실히 다른 곳이다. 실수도 용납되지 않고 어느 곳보다 경쟁이 심한 곳이다.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없이 다른 사람들을 밟고 일어나야만 하는 곳인지도 모르겠다. 장그래는 사회생활을 바둑의 세계라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바둑돌을 놓으며 조금씩 적응해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난 다른 친구들보다 늦게 직장 생활을 시작해 입사해서 기존에 있던 여직원들보다 몇살이 더 많았다. 그러다보니 조금은 힘들게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직장에 여직원들이 많지 않아 우리 부서에서는 신입이지만 나이는 제일 많았다. 처음이기에 익숙하지 않은 업무들이 있지만 자존심이라는 것때문에 다른 사람들에 묻지 않고 혼자서 해결하려다보니 남들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힘들게 일을 했는지도 모른다. 또한 그들도 그리 쉽게 일을 알려주지 않으니 만만치 않은 직장생활이였다. 돌이켜보면 그 시간들도 이제는 웃으며 이야기할 수있지만 그때는 나에게 전쟁터 같은 곳이였는지도 모른다.

 

장그래는 아직 미생의 삶을 살고 있다. 바둑에서 신중을 기해 바둑돌을 놓듯이 장그래는 완생의 삶을 생각하며 신중하게 사회에서 한수한수 놓으며 살아갈 것이다. 우리또한 자신이 꿈꾸는 완생이 있을 것이다. 아직 미생의 모습을 지니고 있더라도 지금 바둑돌을 놓는 것을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바둑의 세계, 참으로 매력있다. 우리가 지금 들고 있는 바둑돌을 어디에 놓을지는 바둑판을 보고 생각하며 놓아야 할 것이다. 그 누구도 아닌 내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