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박을 찾아주세요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25
박현숙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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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노. 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말한다. 전쟁이라는 아픔을 통해 태어난 우리 나라의 많은 혼혈인들. 그들의 아픔을 잊은체 우리는 다른 나라에서 우리가 나쁘다고 말한 행동을 그대로 하고 있다. 아빠의 얼굴도 존재도 모르는 코피노들이 많다고 한다. 그들을 보면서 우리의 무책임함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

 

리바이는 고등학교 때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온 Mr.박이라는 것만 알고 있는 아빠와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다. 엄마가 일주일을 만나고 아빠에 대해 아는 것은 Mr.박이라는 것뿐이다. 아빠를 찾기 위해 한국으로 오는 방법은 한국 남자와 결혼을 하는것이였기에 엄마는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가진 박생을 만나 한국에 오게 된다. 박선생님이라는 발음이 되지 않아 박생이라는 부르는 엄마. 하지만 선생님인줄 알았던 이 사람은 말그대로 백수이다. 능력도 없고 길거리에서 바퀴벌레약을 파는 노점상인일뿐. 그것도 기분 내킬때만 일을 하는 한심한 사람이다. 더 웃긴것은 박생에게 조금은 모자라 보이는 아들이 있다는 것이다. 열네살이지만 자기 나이대로 살수 없는 둥이. 어울리지 않는 네 사람은 지하방에서 6년을 함께 살아간다.

  

가족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어찌보면 이들은 서로가 원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한집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둥이를 위해 사는 박생과 리바이의 아빠를 찾기까지 한국에 있어야만 하니 어쩔수 없는 결혼 생활을 하는 리바이의 엄마. 모두 가족이라고 인정하지 않지만 오직 한사람 둥이만은 가족이라는 울타리로 생각하고 천진난만한 웃음을 보인다. 이상하다. 둥이가 웃을때마다 눈물이 흐른다. 14살이지만 그 나이만큼의 생각과 행동을 할수 없는 아이. 그 아이만이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리바이와 같은 반인 강파랑. 이제껏 엄마인줄 알았던 사람은 할머니이고 언니인줄 알았던 사람은 엄마라는 것을 알아버렸다. 이 사실보다 더 큰 충격은 어느 누구도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엄마는 결혼을 해서 자신의 행복을 깨질까 두려워 파랑이의 존재를 숨기고 할머니도 새로운 삶을 살고 싶어 파랑이를 떼어 놓으려 한다.

 

다문화가정의 아이와 미혼모 가정의 아이. 이제는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볼수 있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새 생명이 태어나는 순간을 보거나 경험한 사람이라면 그것이 얼마나 경이로운 일이고 축복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알것이다. 하지만 리바이와 파랑이 같이 태어난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 아이들이 태어나는 순간 리바이의 엄마와 파랑이의 엄마는 행복했을까? 우리는 단정지어 말할수 없지만 조금은 불안한 출발을 시작하는 그들이 기쁨의 시간만을 가질수 없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이 세상에 자신의 선택으로 태어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어디서 어떤 환경에서 자신이 태어날지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다. 아주 공평하지. 그런데 왜 이렇게 나만 다르냐고 잣대를 들이대는 경우가 있지. 그건 몰라서 그러는 거야. 삶은 자신이 만드는 모양에 따라 달라져. - 본문 207쪽

 

자신들이 놓여있는 상황들이 다른 사람과는 다른것을 알기에 리바이와 파랑이는 몇배 더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우리도 가끔 자신이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태어났더라면 지금보다 행복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교만하게도 리바이와 파랑이가 불행한 삶속에 던져져 있다고 생각하며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왠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고 당장 그 아이들을 도와주어야 하지않을까하는 어리석은 생각이 먼저였다. 하지만 그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나약하지 않았다.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가는 아이들. 우리가 할일은 그 아이들을 따스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뿐이다.

 

나는 오늘 내 삶에 둥이를 넣는 거다. 나만의 모양을 만들어가는 거다. - 본문 2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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