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고래, 번개 - 제1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초등 개정교과서 국어 6-2(나) 수록 ㅣ 샘터어린이문고 29
류은 지음, 박철민 그림 / 샘터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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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겨울의 어느 날 나에게 슬픈 소식 하나가 전해졌다. 물론 나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슬픔을 안겨주었던 소식. 정채봉 작가님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이제는 작품으로밖에 만날수 없다는 사실에 참으로 마음 아팠던 기억이 있다.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이 힘들고 아직 준비되지 않았던 시기에 그분의 책들을 읽으며 참으로 위로받았던 기억이 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말을 했듯이 어른이 되어가며 잃어버린 소중한것들을 하나씩 찾아가는 마음이 들었다.  

 

2011년 만들어진 '정채봉 문학상'.  제1회 대상 수상작인 <그 고래, 번개>를 만났다. 이 책에는 4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작가님의 모습이 조금씩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에 대상작으로 선정된것은 아닐까?  

 

그 고래, 번개

하나밖에 없는 동갑내기 친구 형철이가 전학을 가고 섬에는 상택이만 남았다. 이제 상택이의 유일한 친구는 번개라는 이름을 가진 고래뿐이다. 사람들에게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는 향고래이지만 상택이와는 둘도 없는 친구이다. 외로운 섬의 소년과 가족과 떨어지게 된 고래의 우정을 보면서 우리들은 서로의 진심은 통한다는것을 알게 된다. 박제가 될지도 모르는 번개를 위해 바다에 뛰어드는 상택이. 상택이의 마음을 알고 있어서일까? 상택이를 구하고 홀연히섬을 떠나는 번개. 늘 싸우며 서로 가진것을 빼앗으며 경쟁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보이는 것은 왜일까? 어떤 조건과 이유도 없이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동물과 사람이지만 친구라는 이름을 가진 번개와 상택이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 고래, 번개>와 함께 실린 또 다른 세편의 이야기 <베트남+한국>, <마귀할멈 이야기>, <꼬마 산신령, 호랑이 눈썹, 달봉이> 중 마음이 가는 이야기는 <마귀할멈 이야기>가 아닐까? 요즘은 치매환자가 늘고 있어서인지 그냥 지나칠수 없는 이야기이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마귀할머니처럼 느껴지는 다현이. 곁에 있는 가족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점점 아이처럼 변해가는 할머니. 늘 살가운 눈빛으로 웃어주시던 할머니가 이제는 초점 없는 눈으로 다현이를 노려볼때가 많으니 할머니가 무섭게 느껴진다. 방송이나 뉴스에서 치매환자가 있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참으로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든다. 함께한 추억은 남아있지 않고 혼자만의 세상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하지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그 힘겨운 시간들을 이겨내고 있는 것이다.

 

"할머니! 할머니가 진짜 마귀할멈 딸이라 해도 난 아무 상관없어. 할머니는 언제까지나 우리 할머니니까. 사랑해, 할머니!" - 본문 140쪽

 

우리가 잊고 있는 소중한것들을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이야기들이다. 지금 곁에 있는 소중한 이들과 함께하는 시간들이 있어 얼마나 행복한지 우리는 알고 있을까? 그 행복이 나만이 아니라 다른이들에게도 전해지는 시간이 되었음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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