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번째 공주 느림보 동화 24
유순희 지음, 김용희 그림 / 느림보 / 201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월급을 더 받기 위해 새벽까지 여는 식당에서 저녁에 일하러 가서 아침에 돌아오는 엄마. 단비는 엄마와 함께 있고 싶지만 돌아가신 아빠의 몫까지 힘들게 일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기에 더이상 투정을 부릴 수 없다. 항상 엄마는 일을 하러 가기 전 단비를 재우기 위해 <춤추는 열두 공주>를 읽어준다.

 

어린 단비를 두고 나가는 엄마의 마음은 어떠 했을까? 그 마음까지는 아니겠지만 나또한 일을 한다는 이유로 큰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식도 가지 못했다. 입학 후 며칠 동안은 대부분의 아이들이 엄마의 손을 잡고 등하교를 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기특한 녀석이다. 한번도 엄마가 가지 않는 것에 대해 투정을 하지 않았으니. 비가 갑자기 내리는 날에도 아무렇지 않게 비를 맞고 오는 아이. 지금 사춘기 소녀인 아이가 투정부리는걸 힘들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때의 미안함 때문이라도 내가 참고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지금도 그리 많은 투정을 부리지 않지만.

 

아직 어린 나이에 혼자 잠이 드는 것이 무서운 단비. 그런 단비를 혼자 두기 미안해 엄마는 잠시 이웃들에게 부탁을 하지만 단비의 마음이 그리 편하지 않다. 자기 집도 아닌 곳에서 괜시리 사람들의 눈치를 보게 되니. 허전하고 무서운 마음 때문인지 엄마가 읽어주신 <춤추는 열두 공주>를 생각하며 잠이 든다. 꿈 속에서 단비는 열세번째 공부가 되어 다른 공주들처럼 왕자님을 만나 춤을 추게 되는데....

 

언제쯤 단비는 엄마의 품속에서 꿈을 꿀 수 있을까? 무섭고 어두운 밤을 어린 친구가 혼자 보낸다는 것이 얼마나 마음 아픈 일일까? 그런 아이를 두고 일하는 엄마의 마음도 늘 불안할 것이다. 동화 속 이야기는 따스한 느낌이지만 현실에서도 이런 따스함을 느낄 수있을까? 단비와 같은 친구들이 혼자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 친구들이 단비처럼 씩씩하게 자신만의 방법으로 그 시간을 보내길 바랄뿐. 외로운 시간들을 슬픔이 아닌 행복의 통로로 생각하리라는 믿음을 가져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