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앞으로도 살아간다 새로고침 (책콩 청소년)
야즈키 미치코 지음, 김지연 옮김 / 책과콩나무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사람들 앞에 서서 말을 하는 건 내가 가장 싫어하는 일 중 하나였다. - 본문 13쪽

나는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는 유령 같은 아이였다. - 본문 16쪽

 

이제 초등학교 5학년인 에다는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서기 쑥스러워하고 매사 자신감이 없으며 스스로 다른 사람들에게 인식되지 않는 유령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친구들에게 먼저 말을 걸지도 못하는 소극적인 친구. 에다를 보면서 자꾸만 내 모습이 떠오르는건 왜일까? 나 역시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이 제일 싫고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참으로 바보같은 사람이다. 어디를 가든 존재감이 없는 사람. 오히려 주목받는 것이 두려운 사람. 있는듯 없는듯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소리없이 사라지는 사람. 이렇게 글을 쓰며 내 모습을 보니 조금은 답답해 보인다. 나를 보는 내가 답답한 것이 아니라 다른사람들이 나를 봤을 때 얼마나 답답할까라는 생각이 드니 지금 내 곁에서 친구라는 이름으로 함께 하는 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말없던 내게 먼저 손을 내밀어 주었던 이들이 있었듯이 에다에게는 오시노가 먼저 다가온다. 학급 인원에 뽑힐 정도로 인기가 많은 오시노가 먼저 친구가 되어주고 그동안 유령같은 자신의 존재가 이제는 누군가의 친구로 함께 할수 있는 시간들이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 그런 행복한 시간에 잠시 어두운 그림자가 생긴다. 엄마의 직장 때문에 이사를 가고 전학을 가야만 하는 에다. 하지만 친구가 생기가 처음으로 학교 생활이 재미있어진 에다는 전학을 원치 않는다. 그래서 근처에 살고 계시는 할아버지와 함께 살게 되는 에다. 그 동안 할어버지의 존재에 대해서 말해주지 않던 엄마가 전학을 가기 싫어하는 에다에게 할아버지를 만나게 하고 함께 살게 한것이다.

 

오랜시간 만나지 못했고 조금은 무뚝뚝한 할아버지이지만 함께 살며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고 마음의 문도 열어간다. 누구에게나 터닝 포인트는 있을 것이다. 에다에게는 지금, 오시노를 만나고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이 순간이 터닝 포인트가 아닐까? 매사 자신감이 없고 혼자라는 생각으로 살아온 에다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봐주는 이들이 함께 하고 미소를 지으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생기고 자신감도 조금씩 자라고 있다. 

 

많은 일이 있었고,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어떤 일이든 조용히 받아들이며 사는 것이 나의 인생이고 일상이다.(중략) 인생은 극적이지 않다. 나는 앞으로도 살아간다. - 본문 230쪽~231쪽

 

지금 내 삶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늘 새로운 것을 꿈꾸고 조금은 지루한 일상이 아니라 뭔가 영화같은 일들이 생기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끝없이 다른이들과 비교하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지 못하고 있다. 나를 부정하는 삶이 그리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내 안의 나를 찾기 보다는 다른 사람과 닮은 내 모습을 찾으려고만 한다. 어쩌면 인생의 전환점은 다른 이들이 아닌 내 안에서 찾아야하는건 아닌지. 누군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결국 내가 주도적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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