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녀석의 몽타주 새움청소년문학 1
차영민 지음 / 새움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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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닮았다는 말을 싫어했다. 성격이 아니라 얼굴이 닮았다고 할때. 그렇다고 엄마가 그리 못난 얼굴은 아니시지만 어릴적 늘 동생들과 비교 대상이 되었기에 그 말이 싫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말로 인해 나에게 외모 콤플렉스까지 생겼으니. 어릴 적 우리 3남매가 다니면 모르는 사람들도 남동생에게는 너무 잘생겼다는 칭찬을 하고 여동생에게는 키만 조금더 컸으면 미스코리아 나가도 되겠다고 이야기 하였다. 동생들을 보고 이야기 한후 나를 보고는 잠시동안, 그 시간이 내게는 왜이리도 길게 느껴지는지...사람들은 머뭇거리다 한마디 한다. "엄마랑 똑같이 생겼구나!" 아마도 그때부터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없고 스스로 못난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도 내 일기장 한편에는 못난이 일기라고 적혀있는지 모르겠다.

 

"못생겨서 죄송합니다." 지금은 세상에 계시지 않는 이주일님이 이 대사를 하며 조금은 바보스러운 표정과 행동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었다. 사실, 난 그말이 슬프게 느껴졌다. 못생긴 것이 왜 다른 사람들에게 미안한일일까? 사실..외모는 내가 원해서 태어난 것이 아닌데...왜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만 했을까?

 

책을 보며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물론, 조금은 익살스러운 느낌으로 이야기는 흘러가지만 한편으로 나처럼 외모에 대해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들은 공감을 하며 조금은 마음 아파하며 읽었을지도 모른다. 한편의 이야기를 담담히 읽어가면서도 가슴 한편이 짠한것은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없고 내 모습을 사랑하지 않아서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제 고등학생인 안동안. 이름부터 우리에게 웃음을 안겨준다. 동안이 아니다라는 것을 이름을 통해서 알려주니. 그 누구도 동안이를 고등학생으로 보지 않고 30대 중반의 아저씨로 보고 있다. 고등학생 요금을 냈지만 버스 기사 아저씨는 성인이 학생 요금을 냈다며 실랑이를 하다 결국 경찰서까지 가게 된다. 친구들 부탁으로 담배를 사다 주어도 어느 누구도 학생이라 생각하지 않고 선뜻 내어준다. 아무리 고등학생이라고 말해도 어느 누구도 믿어주지 않는 슬픈(?)현실.

 

유쾌하지만 슬픈 또 한명의 캐릭터는 동안의 삼촌이 아닐런지...대학졸업후 일은 하지않고 PC방에서 게임에 빠져있고 손하나 까딱하지 않으며 미성년자인 조카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키고 끓여놓은 라면을 빼앗아 먹는 담대함을 보인다. 이런..청년실업의 최대 피해자가 아닐까? 조금은 허황된 꿈을 가지고 있으며 왠지 일을 하려는 의욕도 보이지 않는 모습을 보며 개인의 문제라고만 생각되지 않는다. 조금은 나약해보이지만 그가 그럴수 밖에 없는 이유를 생각하며 무능력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힘내라고 응원을 하게 된다.

 

"네 마음은 따뜻해. 넌 잘 모를거야. 누군가를 대할 때마다 진심을 다하는 네 모습이 참 좋아. 세상이 정해준 잘생긴 기준은 필요 없어. 진짜 중요한 건 너야. 어려 보이는 얼굴인 동안이 아니라 안동안이라는 그 자체. 내 말 알아듣겠니?" - 본문 329쪽

 

동안이는 자신이 얼마나 멋진 녀석인지 알지 못한다. 끼워맞추기식으로 외모가 다가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살면서 외모가 아닌 내면의 아름다움이나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움을 알고 있다. 외모에 관심이 한창 많은 나이라 지금 자신의 내면보다는 외모에 대한 생각으로 진정한 아름다움을 보지 못했지만 이젠 동안이도 자신의 모습을 조금씩 찾게 될것이다. 아마 동안이보다는 내가 먼저 자신감을 가지고 나의 다른 사랑스러운 다른 모습들을 찾아야할듯. 그런데 찾을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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