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로스 & 토르소
크레이그 맥도널드 지음, 황규영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책을 좋아한다고 자신있게 말하지는 못하지만 학창시절에는 종종 밤을 새며 책을 읽을때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여러 역할을 하다보니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책을 가까이 하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은일.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지라 이 책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막상 내 손에 왔을때는 쉽게 책을 펼치지 못했다. 늦은 휴가와 일과 집안 일을 병행한다는 핑계로 이제서야 책을 읽게 되었으니...

 

조금은 두꺼운 책의 분량을 보고 쉽게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제 고등학생인 된 큰 아이는 단숨에 읽어버리고 며칠 동안 책상에 있는 책을 아직 읽지 않았냐며 오히려 내게 이야기를 하니. 결국 오기(?)가 발동해 다음 날 일을 하러가야함에도 늦은 시간까지 책을 읽어나갔다. 책을 다 읽으면 사건의 실마리를 찾을수 있으련만 참지 못하고 중간에 아이에게 물었으나 읽다보면 알거야하며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책은 아이 때문에 오기가 생기고 나의 자존심에 약간의 상처를 남기고 읽게된 책이 아닐런지.

 

조금은 기괴한 표지를 보며 어떠 내용일까하는 의문이 더 커진다. 범죄 소설가 헥터 라시터가 우연히 레이첼 하퍼를 만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되고 조금은 충격적인 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실존 인물인 헤밍웨이가 헥터의 주변인물로 나오다 보니 혹시 실제 일어났던 일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떤 사람, 혹은 사람에게 있어, 누군가가 죽어야 예술이 된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제목의 '토르소'라는 단어를 보면서 혹시나하는 마음을 가졌는데 역시나 살인사건의 시체들은 잔인하기 이를때 없다. 인간이 어떻게 저리도 잔혹할수 있을까할정도이다. 추리소설의 묘미는 아무래도 사건을 따라 가며 그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것이다. 읽으면서 내가 사건을 해결할때의 쾌감도 있지만 미처 발견하지 못한 사건의 실마리가 있다는것도 그리 기분이 나쁘지 않는다. 조금은 많은 분량의 책을 보며 이 책을 언제 읽을까하는 생각도 가지게 되지만 사건의 해결하고픈 마음에 단숨에 읽어나갔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내가 예측한 결과가 미리 보이면 맥이 빠지는 경우도 있지만...

 

이성의 지배를 받지 않는 초현실주의를 바탕을 하여 전개되는 이야기를 보면서 우리들도 이성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사건들을 만나게 되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추리소설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왔지만 문학이나 예술에 대한 기본적인 것들을 알지 못하면 이야기의 재미를 찾아내지 못할수도 있을 것이다. 미술사조나 책의 배경이 되는1930, 1940년대의 문학을 알고 책을 보면 책의 재미를 더 많이 만날수 있을 것이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늦은 시간 이 책을 만난다면 조금더 사건과 가깝게 만날수 있지 않을까? 다른 책들과 달리 잔혹한 살인을 한 범인이 누군가를 찾아내기 보다는 그의 내면이나 배경들을 더 많이 보게 되는 책이 아닐런지. 그(그녀??)의 마음을 알아가는 것이 조금은 힘겹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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