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에 대한 커다란 책 톡 꼬마 철학자 3
실비 보시에 지음, 배형은 옮김, 상드라 푸아로 셰리프 그림, 성태용 감수 / 톡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평생 마음에 남아있을 할머니께 죄송한 일이 하나 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때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정말 오랜만에 가족들과 여행을 간다는 설레임이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를 간다는 사실에 설레여서 며칠동안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여행 가기 이틀 전인가 할머니께서 돌아가셔 저희는 여행을 갈수 없었습니다. 아직은 어려서인지 죽음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지 못했습니다. 전 그때 엄청 울었던 기억이 있는데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슬픔보다는 비행기를 타지 못하고 여행을 갈 수 없다는 사실이 더 슬펐습니다. 그런 제 마음도 모르고 집안 어른들은 할머니의 죽음에 가장 슬퍼하는 저를 보며 더 안쓰러워하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죄송스러운 일입니다.

 

그때는 죽음이라는 것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제가 이제는 죽음이라는 것을 두려워하는나이가 되버렸습니다. 건강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부모님이 제 곁에 계신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언젠가 우리들도 헤어지게 되겠죠.

 

어떤 죽음은 우리 마음에 노래 남지만, 그렇지 않은 죽음도 있어요. 우리 마음을 힘들게 하는 건 죽음이라는 현상이 아니라 우리가 사랑하던 존재가 사라진다는 사실이에요. - 본문 38쪽

 

둘째는 태어나면서부터 할머니 손에 자라서인지 유독 할머니와의 관계가 돈독합니다. 지금도 엄마보다는 할머니 곁을 더 좋아하고 그 품안에 잠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어느 날 문득 아무일 없이 눈물을 흘리는 아이. 갑자기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 우리곁에 없나는 생각을 잠시 했는데 그냥 눈물이 났다고 합니다. 이제 죽음이라는 것을 알게 된 아이. 물론 그 전에도 삶과 죽음의 의미는 알지만 누군가 자신의 곁에 없다는 진정한 헤어짐의 슬픔을 알게 된것입니다.

 

우리들의 평생 숙제이자 의문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는 왜 살아야하며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아이와 함께 읽은 <삶과 죽음에 대한 커다란 책>은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이야기의 흐름은 무겁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죽음이 그리 두려운 것이 아니라 자연적인 시간의 흐름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단지 신체의 죽음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다시는 그들과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일것입니다. 책을 보며 아이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살아가는 행복과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생각을 하며 조금은 자라지 않았나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