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보의 겁쟁이 탈출기 문학의 즐거움 38
가와후치 게이이치 지음, 김보경 옮김, 오카베 리카 그림 / 개암나무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요즘 아이들 책을 읽다보면 왕따나 학교 폭력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다. 그만큼 아이들에게 많이 일어나는 문제이다 보니 그런 이야기들이 주된 내용일때가 많다. 그런 이야기들을 읽을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다. 세상에 아이들이 느끼고 즐거워할 일들이 많을텐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통 받는 일들이 많으니.

 

누군가 왕따를 하는아이들도 문제이지만 왕따를 당하는 아이들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했다. 사실, 그 말에는 쉽게 동감하지 못하겠다. 어떤 식으로든 다수가 소수를 따돌리고 그들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것에는 마음을 열지 못하겠다. 누구나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따돌리고 비난할수는 없는 것이다.

 

책에서 만나는 모리도 같은 반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있다. 조금은 뚱뚱하고 자신의 의사표현을 하지 않으니 친구들은 이런 모리를 놀리고 심지어 빗에 본드를 묻혀 머리를 빗게 한다. 그런 일을 당하고도 웃으며 아무렇지 않게 머리를 빗는 모리를 보면서 한편으로 화가 나기고 했다. 그런 일을 당하고도 말한번 하지 못하는 것을 보며 바보같다고 생각할수도 있을 것이다. 더 마음이 아픈건 예전 학교에서도 5학년때까지 왕따를 당해 이번에 전학온 학교에서는 그런일이 없을줄 알았지만 상황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어쩌면 이럴수 있는 것일까?

 

모리가 왕따를 당하고 힘든 일이 있어도 견뎌낼 수 있었던 건 가족과 아침 아저씨, 가코, 아로와 같은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스스로도 그 고통을 견뎌낼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참으로 마음 아프지만 그런 상황에서 다른 이들이 도와줄 수 있는것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늘 마음으로 응원해 줄수 밖에 없으니.  어쩌면 혼자서 그 힘든 상황들을 이겨내야 하는 것이다.

 

겁쟁이라고 불리든 못난이라고 불리든 신경 쓸 필요는 없어.

언제나 마음 속에서 가슴을 활짝 펴고 너 자신으로 남으렴.

넌 어떤 괴롭힘도 이겨 낼 수 있는 대단히 큰 용기를 갖고 있으니까! - 본문 224쪽

 

책을 읽기전 예측을 했을 것이다. 뚱보 모리가 그 힘든 상황들을 이겨내리라는 것을. 결말을 알지만 과정을 읽어나가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책 속의 이야기인데 뭐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이냐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잔혹하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아이들의 폭력과 왕따 문제는 심각하다. 모리가 힘든 시간들을 이겨냈듯이 다른 친구들도 그럴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믿음으로 조용히 지켜보기만 해야한다는 것이 끝내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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