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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통 탐험가
다카노 히데유키 지음, 박승희 옮김 / 부키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혹시 의학 서적이 아닐까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요통 환자들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예전에 허리를 다친 후 찾아온 요통 때문에 늘 힘들어하고 있기에 이 글을 읽으며 그 아픔을 겪지 못한 사람은 알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유머로 들려주는 이야기이지만 요통 환자인 나는 쉽게 웃을 수 없는 이야기.
요통으로 괴로워하는 사람은 사랑으로 괴로워하는 사람과 비슷하게 고독하다. 그리고 사랑으로 번민하다 인간이 변하는 것처럼, 요통이 생겨도 인간이 변한다. 눈앞의 세계도 급격하게 변한다. - 책 11쪽
'아무도 가지 않는 곳에 가서,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을 하고, 아무도 쓰지 않는 책을 쓴다'는 모토를 가진 탐험가 다카노. 그가 요통이라는 병을 가지게 되었으니 그의 모토는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한시라도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안되는 그가 허리 때문에 제대로 할수 있는 것이 없게 되었으니. 누구나 그런 상황이라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물론 요통이라는 것이 죽을 병은 아니다. 하지만 죽을만큼 아픈 병은 맞다.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의 고통으로 실제로 허리가 아프면 움직이지 못하니 ㅠㅠ 무리를 하면 영락없이 허리가 신호를 보낸다. 그러면 모든 일을 멈추고 허리가 진정될때까지 기다리는수 밖에 없다. 물리치료도 그때뿐이니..이 녀석이 좀 참아주기만을 기다릴뿐.
다카노는 요통을 고치기 위해 좋다는 곳은 다 다녀보지만 가는 곳마다 원인도 다르고 치료법도 다르다. 우리는 그 과정을 보면서 웃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보니 나도 그런 일들을 겪었지만 내가 그 중심에 있을 때는 그 상황들을 맹신하며 시키는 대로 할뿐. 하지만 책을 보며 그 상황에서 한발자국 떨어져서 보니 내가 참 바보스럽다. 하지만 그 바보스러움을 알면서도 어쩔수 없는듯.
요통은 사랑. 나를 붙잡고 좀처럼 떨어질 줄을 모른다. - 본문 316쪽
이 녀석 나를 많이 사랑하나보다. 나에게서도 떨어질줄 모르니. 이 글을 쓰면서도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있다. 하지만, 웃음이 나온다. 이제 그 사랑을 받아들여야 하나보다. 부정하려하면 더 다가오니. 그래, 사랑한다. 나의 요통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