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관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제가 좋아하는 색상의 표지. 이번에는 좋아할수만은 없습니다. 표지 속 소녀를 보니 괜시리 제가 좋아하는 이 색마저 슬프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슨일이진 모르겠지만 신발도 신지 않고 외로이 서 있는 것일까요? 감정을 억누르고 울음을 참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우리는 평범을 넘어 비범, 특별함을 꿈꿉니다. 남들과 다른 삶을 꿈꿉니다. 지루한 일상이 아닌 새로운 것을 꿈꾸는 이들이 있는 반면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은 이들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어찌보면 평범하게 사는 것이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은 지루해 보일수도 있고 남들과 다르지 않은 삶이 그리 재미없어 보일수 있지만 평범함의 행복을 안다면 더 이상의 욕심(?)을 가지지 않을 것입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벗어나고픈 이쓰오, 평범함을 꿈꾸는 아쓰코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조금은 충격적입니다. 같은 책을 읽으면서도 어쩌면 전 아쓰코 또래의 아이가 있기에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사람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 읽기보다는 아쓰코가 당하는 일들만 계속 생각하게 됩니다. 그 아이가 무엇을 잘못했기에 친구들은 아쓰코에게 그러는 것일까요? 친구..그들에게는 친구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반에 있지만 아쓰코가 왕따를 당하고 있는지 이쓰오는 알지 못합니다.

 

그렇게 힘들때, 아이들은 자기보다 못한 상대를 보면 그 아이를 따돌리면서 즐거워하는 법이지...그건 도대체 어떤 심리일까. 누군가를 비웃는 동안은 자기 자신이 조금 더 나은 존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드는지도 모르지. - 본문 181쪽

 

자신이 왕따를 당한다는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아쓰코. 그 소녀가 유일하게 자신이 왕따 당한 사실을 말한것은 타임캡슐에 넣을 편지 뿐입니다. 20년 후 평범하게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가해자들이 그 편지를 받고 죄책감을 느끼게 만들고 싶었던 아쓰코. 하지만 그런 자신의 삶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에 편지를 바꾸려 합니다. 왕따를 당한 이야기가 아니라 평범한 생활을 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편지를 쓰면 그 편지대로 평범하게 살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생각 때문에 이쓰오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왕따 당한 이야기를 하며 타임캡슐 속의 편지를 바꾸려 하는 것입니다.

 

답은 간단하다.

죽기가 무서웠으니까. 싫었으니까. 살고 싶었으니까. - 본문 278쪽

 

아쓰코가 바란 것은 큰 것이 아니였습니다. 가족들과 평범함의 행복을 꿈꾸는 소녀의 마음이 욕심인 것일까요? 사실 책을 덮으면서도 모리사키 미카 패거리는 쉽게 용서가 되지 않습니다.또래의 아이가 있기에 어찌보면 그들을 바라보는 마음이 더 관대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 아이같은 아쓰코에게 더 이상의 불행이 찾아오지 않았으면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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