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미안 - MBC 휴먼다큐 사랑
노경희 지음, 김령하 그림, 김인수 PD / 동아일보사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MBC휴먼 다큐에서 방송 되었던 <엄마, 미안>을 원작으로 쓰여진 이야기. 좋은 방송이기에 여러 작품을 보았지만 아쉽게도 이 작품은 보질 못했습니다. 사실, 이 방송은 일부러 찾아 보지 않는 편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아픔을 보면서 제가 감당하기 힘들고 저또한 그런 아픔을 겪었기에 보면서 다시금 그 상처를 볼 자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으면서도 내심 걱정을 했습니다. 절대 눈물을 흘리지 않으리라. 마음 아파하지 않으리라. 결국 가슴 시리도록 아프고 주책맞게도 흐느껴 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응급실에서 아이에게 해 줄 것은 손을 잡아주는 일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엄마의 마음, 수술실 앞에서 수술중이라는 글자를 바라보는 마음, 회복중이라는 글을 보며 잠시나마 안도를 느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를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였기에 그토록 마음이 아팠는지 모릅니다.

 

한 살이 되기 전 병원에 입원해서 네 살이 되도록 병원에 있는 서연.

급성 백혈병을 앓고 있는 종우.

신경섬유종을 앓고 있는 영지.

간세포암종 진단을 받은 찬우.

4명의 친구들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다는 것에 마냥 행복을 느낄 수 만은 없습니다. 아마도 더 슬펐던 것은 아픔 속에서도 아이들이 당당하고 씩씩하게 자신의 병과 싸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상황 속에서 그렇게 긍정적인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것을 알기에 그 친구들의 그런 모습이 대견하고 더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세상에 병원만큼 재미없는 일들로 가득 찬 것이 있을까? - 본문 62쪽

밤새도록 아퍼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간신이 잠든 새벽에 아이에게 주사를 맞히러 온 간호사가 그리 반갑지만은 않았던 그때가 떠오릅니다. 아픈 아이가 간신히 잠들었는데 주사를 맞기 위해 깨워야하고 다음에는 회진을 도는 의사 선생님을 맞아야합니다. 다소 이른 아침식사를 아이가 어쩔수 먹어야 했던 시간들. 강해져야 한다는것을 알면서도 병원에 가면 제가 더 위축되고 자신없고 앞으로의 상황들이 불안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이가 낫지 않으면 어쩌나하는 불안감을 느끼고 병원의 소독약 냄새도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와 간호사 분들의 모습이 그리 곱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병원에서의 생활들은 제게 지옥과도 같은 시간들이였습니다. 앞으로는 어떤한 일로도 가고 싶지 않은 곳이 되버렸습니다.

 

누군가 많이 아프다는 건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었다. 온 가족이 함께 겪는 일이었다. - 본문 110쪽

 

아마도 집안에 아픈 분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하는 말일 것입니다.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웃음과 행복한 일이 가까이 있어도 미처 알지 못하고 늘 슬픔과 고통의 시간만이 있다고 느껴집니다. 책을 보며 서연이의 엄마의 강한 마음과 아직 어리지만 자신의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남은 사람들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찬호를 보면서 아이가 병원에 있던 그 시절과 앞으로의 시간들을 불행하다고만 생각하는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서연이는 아직도 병원을 다니고 있다고 합니다. 이름 모를 병마와 싸우고 있는 우리 주변에 있는 많은 친구들. 그 친구들을 생각하며 저희도 나을 수 있다는 희망과 나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앞으로의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자신의 병마를 상대로 씩씩하게 맞서고 있는 친구들에게도 희망을 잃지 말라고 말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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