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 2006 제38회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 당선작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21
이근미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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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가출합니다.' 라는 글자를 컴퓨터에 남긴 체 집을 나간 다혜. 그렇게 집을 나간 딸을 어떻게 찾아야할지 막막하던 다혜의 엄마는 메일로 자신의 마음을 전하려 한다. 다혜와 똑같은 나이의 무경이가 되어 딸에게 자신의 17세를 이야기하며 딸을 이해하고 자신의 마음을 전하려 한다. 자신도 17세의 무경이가 되어 가출한 경험을 담담히 딸에게 메일로 남기는데... 

 

어떤 방식이든 우리 모녀는 열일곱살에 가출 기록을 공유하게 되었다. 없는게 훨씬 나은, 추억이라고 부르기엔 씁쓸한 기억을 갖게 된 것이다. 의무를 다할 수 없는 부모를 둔 우리. 그게 우리의 공통점이라니. - 본문 155쪽~156쪽

 

"엄마한테, 괜히 얘기했어." 얼마 전 딸아이가 나에게 한 말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쿵...저 아이가 그런 말을 하는건 분명 나에게 잘못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어찌되었든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하는데 내가 이해해주지 못하니 그런 말을 하는 것이고 앞으로도 자신의 고민이 있을때 엄마에게 말을 해도 소용이 없을거라는 생각을 가지게 할 수 는 없기에.

 

책 속 다혜와 같은 나이의 우리 아이. 딸과 엄마는 애증의 관계가 아닐런지. 끊임없이 사랑하고 싸우고. 고등학생이 된 후로는 아이와 만날(?) 기회가 별로 없다. 학교에서 야자를 하고 오면 11시 30분. 씻은 후 바로 자고 다음날도 새벽에 일어나 학교에 가기 바쁘니. 그러다보니 얼굴을 마주하며 이야기할 시간이 평소에 많지 않다. 그러다 생각한 것이 교환일기. 그 전에도 서로 메일이나 손글씨 편지를 주고 받았지만 이렇게 교환일기를 쓰지 않았었다. 교환일기를 쓰다보니 대화 시간은 그 전보다 줄어들었지만 서로에 대한 마음이나 이해는 조금 더 커진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글로 서로에게 쓰다 보니 말을 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아마도 글이라는 것이 쓰면서 생각을 한번 정리해서인지 서로의 마음을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다는 생각이다.

 

'미래는 아무도 몰라. 우리가 계획한 대로 안 될지도 몰라.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건 우리의 몫이야.' - 본문 338쪽

 

다혜도 17세의 무경이도 우리 아이도 나도 17세때는 조금은 혼란스러웠다는 생각이 든다. 내 의지와는 생관없이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속수무책. 1우리는 7세 아이들에게 말한다. 미래를 꿈꾸라고. 하지만, 17세를 보낸 우리들은 안다. 그 미래가 꼭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하지만 아이들에게 이루어지지 않을수도 있으니 미리 포기하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을까? 어쩌면 우리도 그 미래를 아직 포기하지 못하고 계속 꿈꾸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가슴 설레이는 17세. 그 때의 내가 되어 그 나이의 아이와 함께 읽은 특별한 책이다. 동성이라서 더 공감이 가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생기는지도 모르겠다. 아이는 앞으로 힘든 고등학교 시절을 보낼 것이다. 자신에게 닥친 입시라는 큰 문제가 남아 있는한 결코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없는 그 아이를 위해 내가 할 수있는건 믿고 지켜보는 것밖에 없다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 다혜도 17세의 무경이도 자신의 삶에서 최선을 다했듯이 우리 모녀도 결과를 예측하기 보다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일만 남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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