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없는 일주일
조너선 트로퍼 지음, 오세원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암 진단을 받은 후 투병을 하시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장례식에 모인 4남매. 바쁘다는 이유로 만나지 못했던 것인지 서로에게 관심이 없었던 것인지 4남매는 몇 년만에 모이게 된다. 오랜 시간 함께 하지 못해 형제임에도 조금은 낯설고 불편한 상황에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시바(유대교에서 7일 동안 지키는 일종의 삼우제)를 치뤄야 한다.

 

우리에게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덤덤하게 들려주는 저드. 대학 시절부터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한 아내 젠이 자신의 상사와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보고 별거를 하고 있는 셋째 저드.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 받아 운영을 하고 있는 첫째 폴. 참으로 우스운건 자신의 동생 저드와 함께 사귀었던 앨리스와 결혼을 하였고 둘 사이에는 아이가 없어 앨리스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상식으로는 조금은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아닐까? 자신의 동생과 사귄 여자 친구와 결혼한다는 것이. 성공한 남편 배리, 세 아이와 함께 살고 있는 누나 웬디. 세 남매와는 나이차가 많이 나는 망나니 같은 막내 필립.

 

오랜만에 만난 4남매와 엄마는 7일간을 어떻게 보내야할지 막막하다. 각자 자신의 문제만으로도 복잡한데 시바 기간동안 찾아오는 추모객들을 맞이한다는 것도 그리 친하지 않은 형제들과 함께 한 집에서 7일동안 지내야 한다는 것이 그리 반가운 일은 아니다. 자신의 상처 때문에 다른 가족의 상처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이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네와 그리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이 어쩌면 남보다 못할때도 있지 않을까? 가족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서로에게 서로의 따뜻함을 전하지 못하고 있으니...시바 기간을 지내며 이들은 어릴 적 추억들을 하나씩 꺼내어본다. 그들은 서로를 아끼고 참으로 사랑하는 형제들이였는데. 지금은 무엇때문이지 서로의 마음을 쉽게 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달리 가족일까? 결국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이제는 자신의 상처 뿐만 아니라 다른 가족의 상처도 들여다보며 어루만질 수 있게 되었으니. 아마도 엄마가 이것을 노리고 그런 깜찍한 거짓말을 했는지 모르겠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만난 이들의 이야기는 많은 공감을 일으키지만 그들의 사생활은 우리의 정서로는 조금 이해하기 힘든 상황들이 많다. 결혼한 사람들이 배우자가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나 사랑을 한다는 것이 그리 쉽게 이해되지 않고 그런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 그런 이야기를 벗어나 가족이라는 이야기를 보게 된다면 우리가 함께 부대끼고 살아가는 가족과 그리 다르지 않은 이야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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