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삼촌 브루스 리 1
천명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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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린 시절 이소룡보다는 성룡의 영화를 보면서 자랐다. 하지만 어린 시절 나에게도 이소룡은 존재한다. 그의 의문의 죽음이 더 마음을 아프게 하는건 그의 아들도 영화를 촬영하다가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이다. 이소룡의 영화는 그리 많이 보지 않았지만 여자인 내게도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은 사실이다. 또한 그의 아들 브랜던 리의 유작이 된 크로우를 보면서 영화의 내용보다는 부자의 슬픈 죽음이 떠올라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던걸로 기억을 한다. 이소룡하면 누구나 '아비요~' 라는 말과 노란색 옷을 가장 많이 떠올릴 것이다. 어릴 적 남자 아이들이 '아비요~'라며 교실 안이나 골목길에서 노는 모습을 보면 왜이리 유치하던지...이 책을 읽으며 남자라면 더 많은 공감을 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삶을 직접 경험하지 않고 들으며 지내왔기에 그들의 아픔을 직접 느끼기 보다는 객관적으로 볼 수 밖에 없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삼촌은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누가 따로 시키지 않아도 학교가 끝나면 곧바로 집에 돌아와 지게를 지고 나가 꼴을 베어오거나 아버지를 따라 들에 나가 일손을 도왔다.(중략)

눈치밥을 먹는다는 게 그런 거였을까?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면 절대 그 맛을 알 수 없는 그것은 누가 달리 눈치를 주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입장과 처지를 깨닫는 순간, 매일 먹던 밥이 갑자기 거칠게 느껴지고 매일 마시던 물이 쓰디쓰게 느껴져(생략) - 본문 46쪽~47쪽

 

상구가 들려주는 삼촌의 이야기. 어느 날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알게 된 삼촌의 존재. 삼촌은 그들과 가족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함께 살고 있지만 가족의 테두리에 들어오지 못하고 주변을 맴돌수 밖에 없다. 서자라는 이름을 가진 삼촌 권도운. 그의 파란만장한 삶의 이야기를 상구가 담담히 들려주지만 우린 그 이야기를 담담히 보고 들을 수 없다. 그 시대의 삶은 누구에게나 혼란스럽고 알 수 없는 힘들이 자신을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멘토는있을 것이다. 하지만 삼촌에게는 이소룡이 멘토 그 이상인것이다. 자신의 삶이고 혹시 이소룡이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들게한다. 혹시 그에게 집착하고 있는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서자라는 남과 다른 운명은 가지고 태어난 삼촌은 누구에게도 자신을 내보이지 않으며 살아가고 있다. 참으로 폭풍같은 삶의 주인공이 아닐까?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평범하게 살았다면 그리 많은 고초를 당하지 않았을것을..우리에겐 무모해 보이는 꿈이 그에게는 전부라는 생각이 든다.

 

시대가 남긴 슬픈 인물인것인지? 아니면 시대에 순응하지 못한 자의 슬픔인것인지? 참으로 혼한스러운 시기에 살았던 그의 삶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죽음의 공포를 느끼며 보냈던 고통의 시간들을 우린 한참 지난 후에 알게 되었으니... 지금도 밝혀지지 않은 진실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지모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무도인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고 살아가는 삼촌. 그 무서운 고통의 시간들을 겪어낸 삼촌이 자신이 아끼던 제자 종태와의 싸움을 보는 우리는 그들에게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나게 될지 궁금함이 커져만 간다. 참으로 힘든 시대였기에 그의 삶도 그리 힘들었던것은 아닐런지...1권을 읽으며 더 이상 이소룡의 삶을 쫓는 이가  아니라 인간 권도운으로 살았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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