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한 주스 가게 - 제9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49
유하순.강미.신지영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나에게도 청소년 시절은 있었다. 하지만 그 시절을 지나왔음에도 아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새 청소년기에 접어든 아이를 이해하지 못하는건 나의 잘못일 것이다. 나또한 학창 시절 공부를 하지 않고 라디오를 들으며 늦은 밤까지 있었던 기억이 있다. 딸아이도 라디오를 들으며 공부를 하고 있으니...집중이 안되니 공부할 때는 라디오를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야기하는 순간부터 우리의 작은 싸움은 시작된다. 어찌보면 아무일도 아닐 수 있지만 우리는 그 작은 일로 서로에게 상처를 줄 때도 있다. 아이를 위한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건 아닌지...아이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내 스스로 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에 맞춰 아이를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책 속에 담긴 4편의 글을 읽으며 내가 얼마나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이해하고 있을까하는 반성을 해본다. 조금은 삐딱해 보이는 <불량한 주스 가게>의 건호. 아빠가 돌아가시고 엄마와 단 둘이 살면서 사람들이 문제아라고 말하는 행동을 하고 다니다 결국 무기정학을 당한다. 아들에게 알리지 않고 수술을 받으러 가며 여행을 간다고 말하는 엄마 대신 불량 주스 가게를 맡게 되는 건호.
저는 강해지고 싶었습니다. 아빠가 안 계신다고 동정받거나 위로받는 건 싫었으니까요. 그래서 아빠가 돌아가셨을 때도 눈물을 참았습니다. 전 제가 강하고 멋지게 살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착각이었어요. 전, 겉만 그럴싸하고 맛은 형편없는 불량 사과 같은 놈이었습니다. - 본문 32쪽
우리 주변에는 건호같은 친구들이 많을 것이다. 그 친구들을 모두 문제아라고 말하며 외면할 수 있을까? 우리는 맛을 보기도 전에  겉만 번지르한 사과를 보고 상품가치가 높다고 이야기 할 것이다. 또한 우리가 정한 기준에 맞춰 아이들을 평가하고 내면을 보기 전에 그들에 대한 편견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우리의 아이들. 짜여진 틀에 맞춰 자신의 생각을 말할 기회조차 가지지 못하는 아이들. 경쟁이라는 이름아래 주변을 살펴볼 수 없는 아이들. 지금은 우리가 그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보듬어주어야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