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똥 권정생 동화의 꽃을 피우다 세상을 바꾼 작은 씨앗 7
전신애 지음, 이상권 그림 / 청어람미디어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중학생인 큰 아이의 책꽂이에는 아직도 강아지똥이 꽂혀 있다. 하도 많이 보아 책이 너덜너덜해질 정도이다. 아이가 커 가면서 어릴 적 보던 책은 지인들에게 주었지만 아이가 좋아하는 몇권의 책은 아직도 남아있다. 그 중의 한권이 강아지똥. 물론 권정생 선생님의 다른 책들도 갖고 있지만 아이는 유독 강아지똥을 좋아한다. 이렇게 좋아하는 분의 책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분의 삶에 대해선는 아이들이 많이 알고 있지 못했다.

이 한권의 책으로 그분의 삶을 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아이들에겐 작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워낙 검소한 삶을 사셨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그분이 살아온 삶을 보면서 아이들은 눈물을 흘린다. 여자 아이들이라 워낙 눈물이 많아서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도 마음이 아프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힘든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곧게 살아오신 것이 존경스러울 뿐이다. 집안 형편과 건강상의 이유로 초등학교를 마친 후 더 이상의 공교육은 받지 못하셨지만 틈나는 대로 책을 놓지 않으셨다. 사실 몸과 마음이 고달프면 책을 읽는다는 것이 힘든데도 그 순간에도 책을 읽으시다니...

"죄송하니더, 뜻은 고맙지만 장갑을 끼고 종을 치면 왠지 종소리가 멀리까지 나아가지 않을 것같고 종소리가 멀리 나아가지 않으면 사람들에게도 진실한 마음이 정해질 것 같지가 않니더." - 본문 61쪽~62쪽

살아온 길이 그리도 고달펐지만 마음은 참으로 맑은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종지기로 계셨을 때 추운 겨울 시린 손으로 종을 치는 것을 보고 교인 한 사람이 장갑을 주었지만 맨손으로 종을 치셨다고 한다. 우리는 가끔 요령을 피우며 편하게 살아가려한다. 하지만 한 순간도 요행을 바라지 않고 검소하다못해 우리가 보기엔 초라하기까지 한 삶을 사셨다. 인세로 받은 돈도 북한의 어린이들을 위해 쓰시고 당신 자신을 위해서는 한푼도 쓰지 않으셨으니...

권정생님의 살아온 이야기가 담긴 책을 보고 아이들이 이번엔 그 분의 삶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나또한 책을 읽으며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늘 무언가를 가지려하는 욕심 많은 나의 모습에 얼굴이 붉어진다. 강아지똥의 삶을 살다 가신 그 분을 보며 우리도 이제는 가진 것을 내려 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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