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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키니 살인 사건 ㅣ 개암 청소년 문학 12
린다 거버 지음, 김호정 옮김 / 개암나무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집에 책이 도착하자 둘째가 자신의 책인줄 알고 먼저 꺼내 보았다. 책을 보더니 큭큭...
"엄마, 제목이...." 말을 잇지 못하고 또 큭큭..
아이는 살인사건이 주는 느낌보다는 비키니라는 글자가 눈에 더 들어오나 보다.
웃음 뒤에는 자신의 책이 아니라는 실망감을 보이며 나에게 건네준 비키니 살인사건.
표지 속의 여인은 한 손에 비키니를 들고 슬픈듯한 표정을 하고 있다.
이 여인은 왜 비키니를 들고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일까?
푸르른 열대 다우림으로 덮인 들쭉날쭉한 블랙 산맥과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새파란 바다 사이에 자리 잡은 리조트에 아빠와 살고 있는 애프라. 비수기인 이 곳에 애덤(세스)의 가족이 찾아 오면서 미스테리한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이 가족의 숨겨진 비밀이 하나둘 벗겨지는데...
난 손님들의 사생활에 절대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었다. 절대 개입해서는 안 된다. 누군가의 삶에 개입한다는 건 그 사람과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고, 관계를 맺는다는 건 결국 상처를 받는다는 의미와도 같으니까. 사실 손님들은 언젠가 섬을 떠날 사람들이다. - 본문 16쪽
리조트로 여행을 왔다가 자신들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손님들의 사생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애프라이지만 애덤(세스)의 가족에게는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아직 공사를 끝내지 않은 곳에 머물고 아빠가 그들의 존재를 다른 직원들과 손님들에게는 알리지 않으니 애프라는 그들의 실체가 너무 궁금하다. 살인 사건의 진실을 스스로 밝혀나가는 애프라. 이제 16살 밖에 되지 않는 소녀가 엄청난 살인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여름에는 역시 추리 소설이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면서 알 수 없는 살인사건과 애덤(세스 )가족의 비밀이 하나둘 벗겨지면서 풀려가는 실마리들이 한순간도 눈을 뗄수 없게 만든다. 빠른 이야기 속으로 빠져 들게 하는 것도 이 책의 매력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마치 애프라가 된것처런 살인사건을 해결해 나가려는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우리가 추측하는 대로 이야기가 흐른다면 내가 그 사건을 해결했다는 기쁨보다는 책 속의 사건에 조금은 실망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 발생하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벌어질때마다 그 긴장감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처음 아이가 제목을 보고 웃는 바람에 나도 추리 소설이라는 걸 잊고 읽기 시작했지만 책을 덮으면서 그 웃음을 잊을 정도로 참으로 흥미진진한 이야기이다. 2편이 나왔으면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