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독한 두리안나무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4
박영란 지음 / 자음과모음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표지의 소녀는  넘 편안해 보인다. 언뜻보면 미소를 짓고 있는것 같기도하다. ’고독’이라는 말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랑스러운 소녀의 모습이 내용을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이 책을 먼저 읽은 큰 아이가 
"그때 유학을 가지 않은건 너무 잘한 일인것 같아."
라고 한마디 툭  던진다.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할 무렵 지인의 소개로 유학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외국에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주위에서 1년 정도는 모두 보내고 있는터라 나또한 조금은 무리이지만 보내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같이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아이만 보내기 위해 준비하고 있을때 평소 묵묵히 부모의 뜻에 따르던 아이가 가지 않겠다고 한다. 처음엔 혼자 떨어지는것이 두려워서인줄 알았지만... 아이는 알고 있었다. 그닥 능력있는 부모가 아닌지라 조금은 무리해서 자신을 보낸다는 것을.결국 친구들은 떠나고 아이 혼자만 포기(?)하고 남게 되었다. 엄마인 나는 보내지 못했다는 생각에 조금은 미안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어찌보면 목표와 목적을 가지고 보내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다 가는 것이라고 생각던것 같다. 1년이라도 다녀오면 아이가 당장 특별한 아이로 변하기라도 할것처럼...시간이 흘러 다녀온 친구들에게 조금도 기죽지 않는 아이와 달리 엄마인 나는 속물스럽게도 기회가 생긴다면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하곤 한다.

유니스의 엄마 마음도 이러했을까? 시내 유명한 곳이 아닌 동네 미용실을 하면서 유학을 보내고 있었으니...어찌보면 그리 넉넉치 않은 살림에 유니스를 보내며 엄마는 외교관이나 국제 변호사가 되길 꿈꿔왔다. 자신의 삶이 고달펐기에 유니스만큼 소위 말하는 번듯한 직업을 갖길 원했던 것이다.

하지만, 유학의 꿈은 그리 길지 못했다. 어느 날 엄마와의 연락이 끊기고 보내오던 돈까지 끊겨버렸으니...감당하기 힘든 상황을 유니스는 너무도 담담히 맞이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나라면 어떠했을까라는 생각을 안할 수 없다. 그 나이의 나라도 감당못하겠지만 지금의 나에게도 너무 큰 시련이다. 도대체 그 상황들을 어찌해야할지 몰라 허둥대고 있지 않을까?

나는 오직 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안전하게 보살펴줄 수 있는 누군가 한 사람이 필요한 아이다. (중략) 처음부터 나는 엄마와 아버지의 사랑을 받으면서 태어난 아이가 아니라 엄마 혼자 낳은 아이였으니까. - 본문 101쪽 

참으로 사연 많은 유니스의 가족. 외할머니도 남자에게 버림받고 엄마도 남자에게 버림받았으니..그래서일까? 유니스는 그런 상황들을 비관하긴보다는 더 단단해지고 있다. 도대에 너무도 여린 소녀에게서 그런 힘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살아서 사랑할 것이다. 아주 고요하게라도.  - 본문 174쪽

또래의 친구들이 따뜻한 집에서 엄마가 해주시는 식사를 하며 공부하는 것이 힘들다며 투정부리고 있을때...유니스는 아무도 없는 달빛이 비치는 AUP언덕 위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지만, 우리는 안다. 유니스가 지금 이 상황들을 불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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