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난 중학교 때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없다. 중학교 때 우연히 친구의 집에 놀러갔다. 친구의 집은 전직 대통령이 사셨던 동네였다. 우리 집과 가까운 곳에 있었지만 친구가 사는 곳은 일명 부촌이고 우리 동네는 평범한 곳이였다. 대문 앞에 섰을때 나도 모르게 입이 딱 벌어졌다. 그 모습을 친구에게 들킬까봐 이내 다물고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TV에서나 볼 수 있는 잔디가 있는 마당이 넓은 집. 대문에서 현관까지 가는 거리가 왜 이렇게 멀게만 느껴지던지..집에는 엄마만 계시는 것이 아니라 도우미 아주머니가 계시고 거실이 우리 집보다 더 넓은 듯 했다. 멋진 계단을 올라 2층 친구의 방으로 가는데 그 곳은 모두 꿈속의 집이였다. 참으로 오래된 일인데도 난 그 때의 알 수 없는 충격은 아직도 기억한다. 책 속의 경모를 이해할 수 있었던 것도 내가 친구의 집에서 느꼈던 그 감정 때문이 아니였을까? 열심히 돈을 모아 처음으로 집을 장만하신 경모의 부모님. 경모도 처음엔 그 집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작지만 마당이 있고 집 앞에는 놀이터가 있으니...하지만 동주의 집을 다녀온 뒤로는 모든게 불만이다. 방이 너무 작아 불만이고 작은 책상 때문에 숙제도 제대로 할 수 없다. 책상이 동주처럼 넓었으면 빨리 했을거예요. 책상이 좁으니까 팔을 잘 움직일 수 없잖아요. 우리도 이집 말고 동주네처럼 큰 집 샀으면 얼마나 좋아요. - 본문 83쪽 경모는 그렇게 넓은 집에 사는 동주가 부러운데 동주는 그 큰 집이 불만이란다. 동주는 큰 방과 멋진 큰 침대를 놔두고 너무도 작은 공간인 비밀창고에서 지내는 것을 좋아한다. 두 친구는 자신이 가진 행복의 소중함을 모르고 서로의 집에서 행복을 찾으려한다. 우리들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을 하고 있을까? 누구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보다는 큰 것을 새로운 것을 남의 것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크고 멋진 집을 원하는 경모. 하지만 집 안의 행복을 처음엔 알지 못했다. 작은 행복의 소중함을 모른다면 아무리 크고 좋은 집이라도 우리는 결코 행복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집은 아마 세상에 하나밖에 없을 거예요." -본문 14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