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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아이 ㅣ 그림이 있는 책방 1
카타지나 코토프스카 지음, 최성은 옮김 / 보림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남자와 여자는 고개를 들면 하늘을 실컷 볼 수 있고 조금만 달려가면 숲이 있고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맑은 강이 한가로이 흐르는 곳에 집을 짓습니다. 남자와 여자는 앞으로 태어날 아이를 손꼽아 기다리지만 아이가 오지 않아 슬픔에 잠깁니다.
그러던 어느날 온갖 빛깔로 반짝이던 풍경이 제 빛을 잃어버립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아이가 오지 않자 여자는 얼굴이 흠뻑 젖을 정도로 눈물을 흘리고 남자는 마음 속으로 웁니다.
두 사람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아는 할머니’를 찾아가 자신들의 아기를 찾을 수 있게 해달라고 말합니다.
"댁들이 왜 아이를 바라는지 모르겠구려. 아이는 골칫덩이일 뿐이잖수."
"왜냐하면....저희는 아낌없이 사랑을 베풀고 보살필 대상이 필요하거든요."
"혹시 아이를 완전한 자기 것으로 만들려는 것 아니우? 그렇지 않다면 잠시 빌려줄수는 있는데...."
"아이는 물건이 아니에요. 그 누구도 아이를 자기 것으로 만들 수는 없어요."
두 사람은 세상 모든 것을 다 아는 할머니가 알려준 여왕님의 어린이집으로 갑니다. 여왕님은 고슴도치처럼 가시가 잔뜩 돋아나 있는 사내아이를 데리고 옵니다.
걱정 마세요. 중요한 사실을 하나 알려 드릴게요. 눈으로 보지 마세요.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니까요. 대신 마음으로 보세요. 마음은 결코 실수를 하지 않는답니다. - 본문 16쪽
아이를 집으로 데려온 여자와 남자는 아이에게 ’피오트르’라는 이름을 지어 줍니다. 아이는 아직 말을 할 줄 모르고 여자와 남자는 고슴도치 아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무엇을 먹여야 할지 어떻게 씻겨야하며 어떻게 놀아주어야 하는지 몰라 쩔쩔매고 허둥거렸습니다.무엇보다 힘든 것은 아이를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는 일이였습니다. 고슴도치 아이를 안는데 익숙치 않아 가시에 자꾸 찔려 아프니까요.
"괜찮아요. 상처는 금방 아무는걸요. 아기들은 자주 안아 줘야 해요. 이것 봐요. 피오트르가 안기는 걸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자꾸 쓰다듬어 주니까 가시도 한결 부드러워졌어요."
여자와 남자의 고슴도치 아이는 점점 가시가 없어지기 시작합니다.
5월11일은 입양의 날입니다.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 그들의 가시는 결국 사랑으로 치유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방송에서 종종 입양 가족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연예인들도 아이를 입양해 생활하는 모습으로 보여줍니다. 그들은 당당하게 자신들의 가슴으로 낳은 자식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가슴으로 태어난 그들도 사랑을 받아야하는 소중한 사람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