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의 분홍 원피스 청어람주니어 고학년 문고 2
임다솔 지음, 정은민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예전에 아이와 화려한 휴가를 함께 본 적이 있다. 아이는 어떤 내용인지는 알지 못하고 이준기라는 배우가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함께 영화를 본 것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아이는 통곡이라는 말을 해야 할 정도로 울었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 민망할 정도로 꺼억꺼억...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나온 아이의 첫마디는 "왜"였다.  그 한마디가 모든 걸 말해주는건 아닐런지? 

이 책은 5·18 민주화 운동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초등학교 때 일어난 일이기에 기억이 날만도 한데 나에겐 남아 있는 것이 없다. 조금 더 커서 방송매체나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로 알게 되었다. 우리에게 너무도 큰 아픔을 준 일인데도 난 그 당시 아무것도 알지 못했던 것이다. 내가 아무것도 모르고 학교를 다니고 있을 때 아무 이유없이 죽임을 당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게 믿을 수 없다. 믿기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그런 일들이 일어났던 것이다.

기억에도 없는 치매 걸린 외할머니를 만나게 되는 한빛. 한빛은 모든게 맘에 들지 않는다. 영화캠프를 가지 못하게 된일도 시골 할머니댁에 내려오게 된일도...이런 한빛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데..

할머니의 기억 속으로 여행을 떠나게 되는 한빛. 여행을 통해 엄마에게 쌍둥이 언니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쌍둥이 언니의 죽음으로 인해 불행하게 된 가족, 그 현장에 있었던 밀짚모자 아저씨의 이야기를 알게 된다. 모두 아픔을 가지고 있었지만 누구하나 이들의 상처를 치료해주지 않아 곪아터진 상처를 안고 지금까지 살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한빛의 외할머니나 밀짚모자 아저씨처럼 아직도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들의 상처를 치료해줄 이들은 너무도 태연하게 살아가고 있는건 아닌지? 지금 내가 그들에게 아무 힘이 될 수 는 없겠지만 멀리서라도 그들의 아픔을 위로해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