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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야구부의 영광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예전에 서울대 야구부가 나오는 방송을 본 적이 있다. 프로그램이나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데 늘 지는 경기를 하지만 최선을 다한다는 내용이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걸 보면서 서울대생은 뭐든지 잘할 것만 같았는데 그렇지도 않구나라는 생각과 굳이 야구부를 만들어 늘 지는 경기를 하는 것일까라는 바보 같은 생각을 한 적이있다.
내 기억속의 야구는 프로야구 원년으로 돌아간다. 아쉽게도 나에겐 야구를 좋아하는 부모님도 야구를 좋아하는 오빠도 없었다. 82년도 프로야구 개막을 한다는 TV를 보면서 저런것두 있구나하는 정도..그러다가 아빠의 지인중에 한분이 해태 타이거즈와 관련이 있으셨는지 어린이 단복과 모자를 선물로 주셨다. 대부분 연고지에 따라 팀을 좋아하게 되는데 아무 관련이 없는 해태 타이거즈가 나의 첫 팀이였다. 왜 좋냐고 물으면 그냥 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로 그 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중2땐가 삼성 라이언즈의 광팬인 친구가 있었다. 아빠,오빠와 함께 경기장에 가는 친구가 많이 부러웠다. 그 친구가 삼성을 좋아해 선수들에 대해 이야기하니 나두 질수 없어 해태에 대해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난 김성한선수를 좋아했다. 그때 아이스크림을 사면 그 안에 야구선수 스티커가 들어있었는데 그걸 모으기 위해 늘 그 아이스크림을 사서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 친구와 팬레터를 보내 답장을 누가 먼저 받는지 내기를 했다. 그 친구는 삼성 선수에 대해 속속히 알고 있었기에 주소도 쉽게 알 수 있었지만 난 그러질 못했다. 그래서 친구가 좋아하는 삼성 이만수 선수에게 팬레터를 보내기로 했다. 바보같이 나는 팬레터에 친구와 내기를 했는데 지게 되면 아이스크림을 사야하니 답장을 꼭 보내달라고 썼다. 며칠이 지난 후 친구에게는 답장이 왔지만 나에겐 오지 않았다. 물론 친필은 아니지만 이수만 선수의 사인이 있는 엽서가 친구에게 도착해 난 결국 친구에게 아이스크림을 사 주었다.
책을 읽으면서 지금의 야구보다는 추억속의 야구가 많이 생각났다. 물론 우리 나라의 유명한 프로야구 선수에 대해 알고 있고 중요한 경기는 보긴 하지만 그렇게 열정이 많은 편은 아니다. 가끔 지난 시절을 떠올리면 야구와 관련된 일들이 많다. 야구를 좋아했던 친구의 영향으로 엄마에게 졸라 글러브와 배트를 사 골목에서 야구를 하다 동네 오빠의 안경을 맞혀 눈을 다치게 한일, 야구 스티커를 모으기 위해 아이스크림을 너무 많이 사먹어 배탈이 난 일,..지금 같으면 스티커만 꺼내고 아이스크림은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나중에 먹었을텐테^^
책 제목만 보고 서울대 야구부원들의 일상적인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다. 너무도 순식간에 읽어내려갔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중간에 책을 덮을 수가 없었다. 너무 아둔한건 아닐까할정도 자신의 꿈을 좇는 장태성선배를 보면서 우리의 모습을 생각했다. 현실이라는 이유로 실패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우린 꿈을 포기를 하게 된다. 꿈을 포기하고 현실과 타협하며 살고 있다.
패배는 두렵지 않았습니다. 패배를 반복하면서 꿈을 잃고 열정이 식을까봐 두려웠습니다. - 본문 351쪽
장태성선배가 마지막 경기에서 남긴 말을 읽으며 나의 꿈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들이 지는 경기를 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던 것처럼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2군 시절을 보낸 장태성선배처럼 나도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