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가 되니 아이가 학교에서 여러 가지 안내서들을 가져온다. 그 중 하나가 가정환경조사서?? 가족 구성원과 직업등을 적어 내는 것이다. 얼마 전 지인이 속상하다며 전화를 걸어왔다. 아이가 왜 나를 친구들한테 창피하게 만드냐며 조사서를 던지다시피 하며 엄마 앞에 내놓았다고 한다. 가족 사항에 아빠를 쓸 수 없기에 사춘기에 접어 든 아이는 많이 화를 냈다고 한다. 엄마 입장으로 어떻게 해 줄 수 없는 일이기에 많이 속상했는지 전화를 걸어 온 것이다. 그 전화를 받은 나도 그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냥 이야기만 들어줄뿐,,, 나에게 직접 다가온 상황들이 아니기에 그 마음을 깊이 이해할 수 는 없을지 몰라도 그냥 지나칠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 혼자만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기에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써 그들의 슬픔과 아픔을 모르는척 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당장 그들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그들의 삶을 이야기거리로 생각하고 우리와 다르다는 시선으로 바라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은 알고 있다. 똑같은 모습이 아니라고해서 틀렸다고 말할 수 없는 거니까.. 이 책 속의 주인공 해나는 엄마와 함께 살고 있다. 엄마이자 아빠의 역할을 해야하기에 엄마는 너무 바쁘다. 가정을 위해 돈을 벌어야하고 또 해나를 볼봐야하니 말이다. 하지만 둘다 완벽할 수 없으니 돈을 벌기 위해 엄마의 자리를 많이 비울수 밖에 없다. 참으로 기특하고 예쁜 해나이다. 아직 어린 나이이지만 엄마를 이해하고 아픔의 상처를 스스로 치료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실 책을 읽는내내 화가 났다. 아이들의 상처를 보듬어 주지는 못하고 아이들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고 있는 현실이...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이기에 상처받는 아이들을 보면 너무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나도 그들을 동정의 시선으로 보고 있는건 아닌지 반성을 해본다. 우리 주변엔 해나의 가족처럼 완벽해 보이지 않는 가족들이 많다. 하지만 그건 우리들의 생각이 아닐런지..조금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마음에 상처를 내는 일은 없어야할 것이다. 우리의 또 다른 해나와 공주를 위해 조금더 따뜻한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