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피 드디어 스타가 되다 꿈꿈이의 자연학교 2
권인옥 지음, 하현이 그림 / 느림보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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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들에게 동물 친구들을 많이 만나게 해 주고 싶어요. 동물을 사랑하는 어린이는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고, 자연을 사랑하는 어린이만이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이 될테니까요 - 작가의 말中

위에 나와 있는 작가의 말을 읽고나니 나는 동물을 사랑하는 어린이가 아니였기에 자연을 사랑하지 못하고 세상을 사랑하지 못하는 어린이였던가? 그럼 동물을 사랑하지 못하면 자연을 사랑하지 못하고 세상도 사랑하지 못하는 것일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어릴 적 작은 마당에서 여러 마리의 개를 키웠다. 엄마가 동물을 좋아하셔 지인들이 준 강아지 몇 마리와 길 잃은 강아지를 키웠는데 많을 때는 마당에 강아지와 강아지라고 하긴엔 너무 큰 개들까지 10마리 정도였다. 이때까지만해도 강아지는 나의 공포의 대상이 아니였다.

 초등학교 1학년때였을까? 학교 앞에서 병아리 한마리를 용돈을 모아 사왔다. 금방 죽을 것을 왜 사왔냐는 주위의 구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모이를 주며 정성껏 키웠다. 지금처럼 집안에 키운 것이 아니라 마당 한켠에 강아지들과 함께 병아리를 키운 것이다. 병아리는 어느 덧 자라 닭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농담삼아 어른들은 "삼계탕 끓여 먹어도 되겠는데..." 라고 말씀 하셨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저녁에 닭에게 모이를 주러 마당에 나갔는데...큰 개 한마리가 내가 키우던 병아리..닭의 목을 물고 있는 것을 봤다. 어린 마음에 그 장면이 너무 무서워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그 뒤부터였던것 같다.  아주 작은 강아지도 나에겐 공포의 대상이였다. 강아지만 보면 그 장면이 떠올라 가까이 갈 수 없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일 아니였을지 몰라도 나에겐 큰 충격이였나보다. 어른이 된 지금도 난 강아지를 잘 안지 못한다. 혼자 길을 걸어가다 강아지를 만나면 벽 한쪽에 서서 그 강아지가 지나갈 때까지 움직이지 못할 때가 많다. 

나에겐 공포의 대상인 강아지이지만 이 책속의 강아지는 영웅이다.
머피가 뿔뿔이 흩어진 가족을 같이 모여 살게 하고 서로를 사랑하며 살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강아지도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진심을 다하는데 마음의 칼날을 세우고 사는 나를 반성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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