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요? 단비어린이 문학
장세련 지음, 유재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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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면 피식 웃음이 나온다. '내가 왜요?'는 매주 만나는 아이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가끔은 이 말이 예의 없게 다가오기도 한다. 표지에 보이는 아이와 어른의 표정을 보며 상황을 추측해본다. 어른의 입장에서 먼저 보게 된다. 아이가 잘못해서 어른이 야단치는 모습처럼 보인다. 아이는 잘못했다는 표정이라기보다 '나에게 왜 이런 말을 하지.'라는 생각을 하며 어른을 바라본다. 이 두 사람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것인지 궁금증을 가지며 책을 펼친다. 

 



<내가 왜요?>에는 표제작을 포함하여 일곱 편의 아이기가 담겨 있다. 누구에게나 억울한 일은 있다. <내가 왜요?>에서 만나는 예후에게 억울한 일이 생긴다. 무심코 버린 아이스크림 껍질이 바람에 문구사 앞으로 날아간다. 문구사 아주머니는 쓰레기를 함부로 버린다고 말한다. 처음이라고 이야기해도 믿어주지 않는다. 쓰레기를 버렸다며 문구사 앞의 쓰레기를 모두 분리수거하라고 말한다. 억울한 마음이 들었지만 땀을 흘리며 분리수거를 한다.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아주머니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게 된다. 하지만 아주머니의 진심을 알게 되며 미소를 짓는다.

 

눈에 띄는 이야기는 <엄마 닮았지>이다.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다문화의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혜진이의 엄마는 몽골 사람이다. 우리 문화에 적응하며 열심히 살아가지만, 주변의 시선은 곱지 않다. 같은 반 한주도 혜진이에게 '다문화 주제에…….'라는 표현을 한다. 이 말은 존중의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다, 혜진이가 상처를 받을 수 있는 표현이다. 하지만 혜진이는 당당하다. 엄마가 학교 초청 강사로 와 강의하는 것을 보며 뿌듯한 마음이 들지 않았을까. 다문화에 편견을 가지는 미성숙한 사람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문화도 인정하는 성숙함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웃음을 짓는 아이기도 있지만 읽으면서 울컥하는 이야기도 있다. <엄마를 찾았다>에서는 엄마를 마음에 품고 사는 수인이를 만난다. 엄마는 동생 종인이를 낳다가 돌아가셨다. 새엄마가 진심으로 수인이와 종인이를 위하지만 수인이는 마음을 열지 못한다. 엄마가 어디에 있을지 정확하게 알지 못했는데 새엄마가 수인이를 위해 엄마가 있는 곳으로 데려간다. 수인이가 흘린 눈물은 슬픔의 눈물만은 아닐 것이다.

 

엄마의 산소는 어딜까. 공원묘지일까, 납골당일까. 수인이는 이런 생각조차 한 적이 없었다. - p.93

 

<펄럭이는 엄마>에서는 엄마를 기다리는 대한이를 만난다. 아빠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시고 엄마는 말이 없어졌다. 아빠가 돌아가신 것을 인정하지 못한다. 어느 날 집을 나가버린 엄마를 기다리고 있다. 대한이의 그리움을 보며 엄마가 나타나기를 바라게 된다. 슬픈 결말이 아니라 대한이가 웃을 수 있는 일이 생기기를 간절히 바란다.

 

살아가며 수많은 시련과 슬픔이 다가온다. 세상의 아이들에게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 책에서 만나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며 슬픔보다는 기쁨이 가득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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